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 국회]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 국회]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금융을 다루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속속 유력 대선 주자 캠프에 합류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금융 관련 대선 공약과 정책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이재명 경기도 도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주요 대선 후보들의 캠프로 합류하고 있다.

여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도지사는 최근 전 국민에게 1000만원을 장기저리로 대출해주는 기본대출을 공약했다. 여야 다른 대선주자들에 비해 선도적으로 금융 공약을 발표한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이재명 도지사 캠프에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다수 합류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금융소외계층에게 최대 1000만원을 3%의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기본대출법'을 대표 발의하며 이재명 도지사의 기본대출 공약을 측면 지원했다.

정무위 소속인 송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6월말 대부업의 이자를 연 최대 15%(현행 20%)로 낮추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또한 이재명 도지사가 주장하는 최고금리 인하와 유사한 내용이다. 송재호 의원도 이재명 도지사를 돕고 있다. 

이재명 도시사 캠프에는 정무위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형배 의원은 이재명 도지사의 주장인 기본소득제도 공론화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는 대표적인 금융권 출신 의원인 홍성국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고 있다. 홍성국 의원은 대우증권 출신으로 미래에셋대우 대표까지 엮임한 바 있다. 홍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정책본부장으로 경제 공약과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언론인 출신으로 정무위 소속인 박광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으로 중책을 담당하고 있다.

정세균 전 총리 캠프에서는 정무위 소속 전재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변인을 담당하고 있다. 또 정무위 소속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본인이 직접 대통령 후보로 등록해 대선 후보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 각 캠프에서 금융, 경제 정책 총괄

야당의 대표적인 금융통인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총장 캠프의 경제정책본부장을 맡았다.

윤창현 의원은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을 거쳐 2012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 금융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그는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국민의힘 제1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윤창현 의원은 최근 이재명 도지사가 기본대출 공약을 발표한 것에 대해 “밑 빠진 독에 한 없이 물 붓는 것도 문제지만 돈을 안 갚을 수도 있게 상황을 만드는 것은 정말 나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의 금융, 경제 전문성을 살려 여권 대선 공약에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희곤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7월말 부산에서 윤석열 전 총장과 돼지국밥 회동을 하며 친분을 과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 박수영 의원(국민의힘)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에서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았다. 그 역시 최 전 원장의 경제, 금융 공약을 만드는 것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 유의동 의원(국민의힘)은 유승민 전 의원의 대선 캠프에서 직능본부장을 담당하고 있으며 윤재옥 의원(국민의힘)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를 돕고 있다.

정무위 배진교 의원(정의당)은 당의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만큼 향후 정의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중책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은희 의원(국민의당)도 국민의당 원내 대표로 국민의힘과 합당 그리고 안철수 전 대표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았다.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로 근무했던 이용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아직 중립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카카오뱅크가 성공적으로 상장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이용우 의원을 영입하기 위해 각 캠프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우 의원은 합류하는 캠프에서 금융, 혁신서비스 등에 대한 공약, 정책 수립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무위 의원들은 각 대선 캠프에서 대선 공약과 정책 수립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도지사 캠프의 의원들은 이 도지사의 정책을 뒷받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권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홍성국 의원은 자본시장 활성화, 규제 개선 등과 관련된 내용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창현 의원은 금융규제보다는 자율을 중시하고 점 그리고 최근 가상자산, 블록체인 분야의 법제도 개선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윤석열 전 통장 캠프에서 가상자산 관련 공약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권은 앞으로 여야 대선 후보 경선이 본격화되면 각 캠프별로 다양한 금융, 경제 공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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