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민 엔터플 대표. 
박현민 엔터플 대표.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것은 국내외 대형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 사이에선 플랫폼 생태계 확장 일환으로 적극 활용하는 전술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엔터프라이즈 기업들 사이에서도 API 기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해외 기업들은  이미 내부 서비스 간 통합용을 쓰는 것을 넘어 API를 활용한 대외 사업에도 적극 나섰다. 여행 앱인  익스피디아의 경우 매출 절반 이상을 API 중개로 거둬들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국 기업들은 대형 포털을 제외하면 API를 사업화하는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분위기 반전의 징후들은 나름 나오고 있다는게 업계 일각의 평가다. 정부 차원에서 데이터 댐 구축을 추진하고 금융권을 중심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이 확산되는 것도 API 생태계 확대에 의미 있는 인프라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 API는 마이크로서비스를 활용해 내부 애플리케이션 통합에 활용하거나 대외 사업에 투입하는 전략에 모두 투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대외 사업 측면에서 API를 주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체 인력으로 API 비즈니스를 하기  기업들을 겨냥한 솔루션을  주특기로 하는 전문 테크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엔터플도 그중 하나. 엔터플은 노코드 API 관리 솔루션인 싱크트리(SyncTree)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업 AP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터플에 따르면 테크 밖 기존  기업들 사이에서도 API를 사업에 활용해 보려는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박현민  대표는  "최근에는 국내 금융 지주사들도 API 마켓플레이스에 관심을 갖고 있다. 내년부터는 대기업 중심으로 API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다. 마이데이터, 데이터댐이 트리거(Trigger)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그전에는 API 활용시 보안을 위해 전용선을 써야 했는데 마이데이터 가이드라인이 나오면서 규제 장벽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엔터플은 당초 게임 아이템을 외부 플랫폼과 연동하는 사업 모델로 창업했지만 데이터 연결을 다른 쪽에 적용해도 될거 같아 API 플랫폼으로 방향을 틀었다.

엔터플이 제공하는 싱크트리는 기업들이 데이터를 자산화해 유통할 수 있도록 API 생성, 관리, 배포, 보안에 이르는 프로세스를 노코드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코딩을 요구하지 않는 방식이라 기업들이 데이터를 API로 만드는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는게 회사측 설명.  개발자가 적더라도 API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API 플랫폼은 최근에 나온 개념은 아니다. CA테크놀로지스, 구글이 인수한  업체 에이피지(Apigee) 같은 기업들이 엔터프라이즈 기업들이 API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을 이미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엔터플은 차별화를 강조하는 모습. 

싱크트리는 노코드인데다 서비스를 직접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현민 대표는 "싱크트리 툴을 활용해 기업들은 서비스를 적접 제작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이종 서비스를 매시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엔터플에 따르면 싱크트리는 기존 서비스를 API화하는 것도 가능하고 처음부터 API에 기반한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다.

엔터플은 싱크트리와 관련해  KB증권, AIG 등 금융권 공략을 시작으로 헬스케어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단계다. 해외 공략 일환으로 홍콩 지사도 설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 모델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솔루션을 기업에 공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데이터 얼라이언스 형태로 제휴를 추진하는 것이다. 

엔터플이 최근 건양대의료원과 맺은 협력이 데이터 얼라이언스 사업 케이스다. 건양대의료원은 엔터플이 개발한 솔루션을 기반으로 병원 내부에서 자체 관리해왔던 환자 개인 의료 정보는 물론 개인 환경에 따라 맞춤형 건강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술적인 기반을 구축한다.  코레일과 협력해  구글 지도에서 철도 승차권을 바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데이터 얼라이언스 모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API는 잠재력이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보안이 받쳐주지 못하면 쉽게 덤벼들기 어려운 영역이다. 박현민 대표는 "오픈API는 누구나 들어와서 테스트할 수 있고 공격도 해볼 수 있다. 그런 만큼 보안 팀에서 오래 검토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국내 기업들도 점점 준비가 되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엔터플은 퍼블릭 클라우드인 아마존웹서비스(AWS) 기반으로 싱크트리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싱크트리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이용할 수도 있고 엔터플이 AWS에 구축한 프라이빗 버전을 쓰는 것도 가능하다.

엔터플은 최근 열린 AWS서밋 행사에서 싱크트리 플랫폼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현민 대표는 "싱크트리 글로벌 SaaS 서비스 및 멀티 리전 관련해  다양한 AWS 기능들을 활용하고 있고, 현재 수행 중인 글로벌 대형 물류 업체 보안 및 인프라 심사를 통과하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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