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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금융권이 20대, 일명 Z세대를 고객으로 잡기 위해 나선 가운데 Z세대를 노린 금융사기도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금융사기범들은 사회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을 현혹해 범죄에 끌어들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범죄자들이 중장년, 노년층을 대상으로 사기를 시도했던 것에서 벗어나 20대 청년들을 노리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피해를 당한 20대 청년의 사연이 올라왔다. 20대 취업준비생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던 피해자는 어느날 편의점 내 전화를 받았다.
사기범은 편의점 프렌차이즈 본사 직원을 사칭해 편의점 사장을 찾았다. 이후 다시 편의점으로 전화해 편의점 사장과 통화를 했다며 편의점에 배치된 구글 기프트카드 재고를 조사하고 있다고 속였다. 범죄자들은 구글 기프트카드 금액이 맞지 않는다며 기프트카드를 포스로 결제하고 사진을 찍어서 카카카톡 등으로 보내도록 유도했다. 피해자는 이같은 방식으로 수백만원의 피해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처럼 편의점에서 일하는 20대 청년들을 노리는 보이스피싱이 올해 상반기부터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 피해자는 지식인에 올린 상담글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전화를 받았다. 사장과 이야기가 됐다고 해서 지시에 응했는데 100만원의 사기를 당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자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그만두게 됐다. 구글 직원을 사칭하는 전화를 받았고 구글 플레이카드 보이스피싱으로 편의점에 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하소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소한 수백건 이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범인들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회초년생들을 노린 것이다. 피해 청년들은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것에 대해 큰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한 피해자는 “제가 당하고 싶어서 보이스피싱을 당한 것도 아닌데 알바도 짤리고 수백만원을 물어내게 됐다. 어디에 하소연을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또 범죄자들은 20대 청년들을 보이스피싱 범죄에 끌어들이고 있다. 아르바이트, 취업 등을 가장해 자금 전달책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피해자는 채권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서류를 전달하고 고객을 만나서 돈을 받아 무통장 입금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보이스피싱 범죄 자금을 수거하고 있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아르바이트 소개 사이트에서 공고를 본 후 한 회사에 입사했다. 그 회사에서는 통장을 요구했다. 그런데 그 회사는 보이스피싱 일당이었고 피해자의 통장이 범죄 자금을 입금 받는 데 사용됐다. 이로 인해 통장이용이 정지되는 것은 물론 경찰에 조사를 받게 됐다.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범죄에 잘못 연루됐다가 공범으로 처벌을 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사회생활을 이제 시작한 20대 청년들이 자신도 모르게 보이스피싱에 연루돼 금융범죄자로 낙인찍히는 것이다.
그동안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는 50~60대 중장년, 노년층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4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보이스피싱 현황 분석 자료만 봐도 그렇다.
금감원은 2020년 중 발생한 메신저피싱 중 50대 피해가 43.3%, 60대 피해가 42.5%로 다수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의 경우도 2020년 피해의 65%가 40~50대에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60대 이상이 20%였고 20~30대는 15%였다. 이에 금융당국도 40~50대 남성, 50~60대 여성을 대상으로 맞춤형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이같은 금감원의 조사 내용은 금융권의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그런데 올해에 20대를 겨냥한 편의점 피싱이 확산되고 있다. 또 20대 청년들의 계좌를 대포통장으로 이용하고 그들을 자금 수거책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범죄자들이 금융당국과 은행 등의 대응을 교묘히 회피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당국과 은행 등이 중장년, 노년층의 금융사기 대응에 집중하는 동안 20대 Z세대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은행 창구에서는 노년층 고객들이 통장을 새로 개설하거나 거액을 이체할 때 보이스피싱 등과 관련 있는 것이 살펴보고 대응하고 있다. 반면 20대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이런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
또 Z세대가 직장, 사회생활 경험, 금융지식이 부족하다는 점도 범죄자들이 노리는 허점이다.
문제는 20대를 겨냥한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가 앞으로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로 등장한 보이스피싱 유형에 대해 청년들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며 “또 자신의 통장 등을 함부로 빌려줘서는 안 된다는 점 등 금융사기를 예방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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