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금융정책 평가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강진규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금융정책 평가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강진규 기자]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금융권 선배(원로)들이 가장 많이 전화한 것이 연쇄부도에 대한 걱정이었다. 1997년 IMF 사태와 같은 연쇄부도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선배님 그만 걱정하세요. 지금은 1997년이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급박했던 상황을 소개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는 것이다. 이에 2중, 3중의 대책도 마련했지만 위기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은성수 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금융정책 평가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은 위원장은 “30년이 넘는 공식생활 중 여러 번 위기가 있었다. 1997년 IMF 사태 당시에는 금융정책 담당자로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는데 몸을 던졌다. 또 외환위기 때는 외환정책 책임자로 근무했다”며 “위기 방어에 성공하기도 했고 시행착오를 경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와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기업 연쇄부도와 대량실업을 걱정했다. 어떻게 해서든 IMF 때와 같은 연쇄부도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지금은 1997년이 아니라고 안심을 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 시 정책 대응이 위기의 전이 파급 경로를 차단하는 것에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책이 빈틈없이 촘촘해야 하며 시장의 불안심리를 압도할 만큼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은성수 위원장은 “불안심리 파급의 진원지인 자금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에 우선 순위를 뒀다. 또 수출 대기업 등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경제 주체를 지원했다”며 “175조원 플러스 알파로 방화벽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성수 위원장은 “175조 플러스 알파 말고도 과거 경험을 고려해 대규모 부실채권 매입 등을 구상했다. 다행히 추가 대책을 가동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민간 금융권의 만기연장 동참 등 전방위 정책대응으로 안정세를 찾았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 중소기업자들이 유동성 위기를 넘겼으며 연쇄도산이나 대규모 고용불안이 촉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역성장했지만 그 폭을 최소화했고 주식 시장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은성수 위원장은 아직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규모 지진 후 여진이 발생한다. 대형 금융위기 이후 또 다른 위기가 온다”고 주장했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모니터링을 계속 강화하고 향후 가계부채 등을 관리해야 하며 금리 상승 가능성도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회복 속도가 느린 취약 부문에 대한 금융지원을 더 신경 쓸 것이며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정상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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