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기업들이 내부 데이터센터용으로 쓸 수 있는 서비스형 IT인프라인 '그린레이크'에 필요할 때 컴퓨팅 워크로드를 쉽게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을 장착했다.

인텔은 23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개최한 자사 연례 컨퍼런스 디스커버2021에서 인텔과 협력해 개발한 '실리콘 온 디맨드'(Silicon on Demand) 기술을 그린레이크 고객들에게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안토니오 네리 HPE CEO는 디스커버2021 기조연설에서 "실리콘 온 디맨드는 사용자들이 버튼만 한번 누르면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추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서 "주문이나 설치가 필요 없다. 그냥 클릭 한번으로 켜기만 하면 된다"고 치켜세웠다.

HPE는 실리콘 온 디맨드를 위해  그린레이크 어플라이언스에 코어수가 많은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사용자가 추가 컴퓨팅 자원을 라이선스하지 않으면 프로세스 코어와 메모리 채널은 꺼진 상태로 있게 된다. 네리 CEO는 "실리콘 온 디맨드는 메모리와 코어를 하이버 바이저를 통해 추가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라면 반도체 단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부각했다.

HPE에 따르면 실리콘 온 디맨드를 통해 기업들은 물리적으로 코어들을 꺼둠으로써 고객들은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만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코어 기반 라이선스 모델을 가진 소프트웨어라면 그렇다. 케이스 화이트 HPE 그린레이크 클라우드 서비스 담당 총괄 매니저는 "실리콘 온 디맨드는 기업들이 필요할 때만 코어를 켠다. 따라서 고객들은 코어들이 켜져 있을 때만 코어 기반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한다. 고객들이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HPE의 행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선 긍정과 부정의 시선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ZK리서치의 제우스 케라발라 수석 애널리스트는 "선불 및 초기 비용이 낮기 때문에 현대화된 IT인프라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면서도 "이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고객들이 보다 많은 코어를 추가하도록 제품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HPE의 역량에 달렸다"고 말했다.

HPE가 들고 나온 방식은 성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델오로그룹의 바론 펑 리서치 디렉터는 HPE의 행보는 제품 스택을 간소화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많은 코어를 갖고 있다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를 위해 그는 실린더를 8개 갖고 있는 V8 자동차 엔진을 예로 들었다. HPE의 행보에 대해 그는 실제로는 4개 실린더가 작동하는 V8 엔진을 파는 것에 비유했는데, 이건 최적의 디자인이 아닐 수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V8을 장착한 차량은 무거울 것이기 때문에, 4개 실린더 엔진보다 연료를 더 쓸 것이고, 가속은 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코어수 기반 칩은 코어수가 적은 것보다 낮은 클록 속도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16개 코어를 꺼둔 32코어 인텔 제온 칩은 16코어 제온칩보다 활성화된 코어 수는 같지만 성능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