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진 : KT]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진 : KT]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최근 발생한 KT 10기가(Giga) 인터넷의 품질 저하 논란과 관련 정부가 실태점검에 나선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의 고의적인 인터넷 속도 저하 및 이용약관에 따른 보상, 인터넷 설치시 절차 등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 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중점 점검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날 해외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용약관에 대한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초고속 인터넷의 경우 이용자 약관과 관련된 부분은 과기정통부가 담당하고, 약관에 따라 통신 품질이 제대로 제공되고 있는지는 방통위가 맡는다.

방통위는 우선 이번 사안이 고객 개인 상황에 따른 문제인지, KT의 중대한 의도적 잘못이 있었는지를 파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KT측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제재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방통위 이용자보호과 관계자는 “만약 KT측에서 의도적으로 중대한 잘못을 했고, 이용약관과 다르게 서비스를 제공한 부분이 있다면 조사를 해서 제재를 할 것”이라며 “실태점검(조사)을 진행하기로 했다. 점검을 통해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 문제가 발견될 경우 사실조사로 전환된다”고 말했다. 사실조사는 과장금 부과 등 시정조치를 전제로 한다.  

과기정통부는 매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를 통해 유선 인터넷 속도를 조사하지만, 가입자가 수백명 수준인 10기가 인터넷은 대다수 국민이 이용 중인 서비스로 보기 어렵다며 품질평가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대신 산하기관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매년 일부 표본을 뽑아 10기가 인터넷 서비스의 실사용 속도를 조사한다. 지난 2019년 조사에서는 다운로드시 평균 8.5Gbps, 업로드시 평균 8.62Gbps를 기록했다.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KT에 대한 사실 확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현재로선 회사측 단순 실수로 판단했다. KT가 이용 약관에 따라 해당 유튜버에게 요금 감면 조치를 한 것도 확인했다”며 “회사에서 전체 가입자 품질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 속도 문제를 먼저 파악해 통보해줘야 한다. 이용 약관에 따라 최저 속도를 보장 받지 못하면 요금 감면 요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한 유튜버로부터 시작됐다. IT 유튜버 잇섭(ITsub)은 앞서 지난 주말 월 8만8000원 요금의 10기가 인터넷을 사용 중이지만 속도가 느려졌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측정한 결과 100메가(Mbps)속도로 확인했으며, 고객센터에 항의하고 나서야 제대로 속도가 나왔다는 내용의 영상을 게재했다. 즉, 월 2만2000원인 100Mbps 요금제보다 4배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있음에도 실제로는 100분의 1 수준의 속도로 서비스를 받았다는 것이다.

잇섭은 영상을 통해 ▲소비자가 먼저 문제 확인 후 고객센터에 항의를 해야 제대로된 속도를 맞춰준다는 점 ▲고객이 먼저 감액 요청을 해야 하고 증거까지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이 영상은 현재 조회수 200만을 돌파했고,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KT는 21일 홈페이지에 임직원 일동 명의로 “최근에 발생한 10기가 인터넷 품질 저하로 인해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KT는 “품질 저하의 발생 원인을 파악한 결과, 10기가 인터넷 장비 증설과 교체 등의 작업 중 고객 속도 정보의 설정에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이후 신속히 10기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 총 24명의 고객정보 오류를 확인하고 즉시 수정 조치를 했다"고 했다. 또 “오류를 자동으로 파악하는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보완해 인터넷 이용 고객에 대해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며 “속도 정보 오류가 확인된 고객님들께 개별 안내를 드려 사과의 말씀과 함께 정해진 기준에 따라 요금 감면을 하겠다”고 전했다.

잇섭은 영상 관련 댓글을 통해 “이사하는 과정에서 장비를 바꾼 것이 아니라 이사 후 KT쪽에서 장비를 바꾸면서 생긴 문제”라며 “(KT의 주장과 달리) 협의한 것은 전혀 없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원인과 추후 다른 분들의 제대로된 서비스를 위해 이야기를 들은 것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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