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미국 본사 전경. [사진: 시스코코리아]
시스코 미국 본사 전경. [사진: 시스코코리아]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클라우드 서비스가 엔터프라이즈 시장까지 빠르게 파고들면서 기업 대상으로 하드웨어 장비 판매에 주력해왔던 IT인프라 업체들도 빌려 쓰는 방식인 서비스형 인프라(software-as-a-Infra, IaaS) 쪽으로 무게 중심을 빠르게 옮기고 있다. 

델테크놀로지스, HPE 등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에서 내로라 하는  IT인프라 장비 업체들이 이미 구독(서브스크립션) 기반 서비스 모델을 전진배치한데 이어 이번에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시스템즈도 서비스 모델을 승부수로 들고 나왔다. [관련기사]퍼블릭 클라우드 넘어 기업 내부 IT인프라도 '소유의 종말' 확산

시스코는 30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개최한 연례 컨퍼런스 ‘시스코 라이브 2021(Cisco Live 2021)’ 행사에서 서비스형 네트워크(network-as-a-service, NaaS) 플랫폼 '시스코 플러스'를 공개하고 서브스크립션 방식으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시스코플러스 출시는 기업들이 시스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이제 월정액 또는 분기당 비용을 내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소유하지 않는다. 시스코가 해당 장비에 대한 소유권을 계속 갖는다. 사용자는 구독료만 지불한다. 시스코 네트워킹 클라우드 사업부 킴 콤프톤 수석 부사장은 "사용자는 쓴만큼 비용을 지불한다. 회계장부에 오펙스(opex, 운영지출)로 처리된다"고 말했다.

시스코 플러스 브랜드로 나온 첫 제품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다. 델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하는 프로젝트 에이펙스(Project Apex)나 HPE 그린레이크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사용자는 구독 방식으로 시스코 플러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관련기사]델, 프로젝트 에이펙스 공개...서비스형 IT인프라 전략 탄력

회사측에 따르면 시스코플러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용 컴퓨팅, 네트워킹, 스토리지, 온프레미스(내부 구축형), 엣지, 퍼블릭 클라우드 배치를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스위트를 포함하고 있다. 네트워크를 넘어 기업용 클라우드를 위한 모든 컴포넌트를 제공한다. 네트워크 업체 이미지가 강한 시스코가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에서 어느정도 지분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콤프톤 부사장은 "시스코 데이터센터 아키텍처나 컴퓨팅 역량을 선호하는 많은 고객들이 있다. 이들 고객은 이제 시스코 플러스를 통해 보다 유연한 소비 모델을 쓰는 옵션을 갖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시스코 플러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영국, 미국에서 제한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보안 모델로 통하는 새시(Secure access service edge: SASE)의 경우 시스코는 이미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정의 광역 네트워크(SD-WAN) 어플라이언스 및 관련 하드웨어는 아직까지 서비스 모델에 포함되지 않은 상황. 시스코 플러스를 통해 시스코는 새시에 필요한 모든 어플라이언스도 구독 모델로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스코는 올해말 시스코 플러스 업그레이드를 통해 빕텔라(Viptela)와 메라키 SD-WAN,  '엄브렐라' 보안 플랫폼, 듀오 ID 관리 서비스, '사우전드아이즈' 네트워크 가시성 플랫폼 등 시스코 새시 스택에 포함된 다양한 컴포넌트들과의 통합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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