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올해 주식시장은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3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폭락세를 어어갔지만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12월 코스피지수는 2800선을 넘어섰다. 또 올해는 기업공개(IPO) 청약 열기가 뜨거웠으며 해외 주식투자 열풍이 불었다. 그러나 연이은 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증권사들은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2820.51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957.41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2월 24일 2806.8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28일 2808.60으로 최고치를 갱신했고 29일 또 다시 최고치를 넘어섰다.
증시는 1월 2일 코스피 2175.17, 코스닥 674.02으로 시작했다. 12월 현재 상황과 비교해 보면 결론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증시는 롤러코스트처럼 요동쳤다.
1월에만 해도 한국 증시는 무난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 1차 확산 때인 3월 13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모두 8% 이상 급락해 사상 최초 동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가 급등락을 할 경우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이어 3월 19일에는 코스피는 1457.64로 마감했다. 직전 최저치는 2009년 7월 17일 1440.10이었다. 글로벌 경기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것이다.
이같은 증시 폭락에 공매도에 비난의 화살이 날아갔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을 뜻한다. 향후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싼 값에 사 결제일 안에 매입자에게 돌려주는 방법으로 시세차익을 챙긴다. 공매도는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반면 시장질서를 교란시키고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올해 3월 금융위원회는 공매도를 6개월 간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이후 9월에도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아서 금융위는 내년 3월까지로 다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했다.
금융당국의 증시 안정화 대책에 힘입어 증시는 더이상 폭락하지 않았다. 증시가 최저점을 찍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몰려들었다. 저금리 기조로 은행들의 예금, 적금 등 금융상품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고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부동산 투자도 어려웠다. 이에 시중의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린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스스로를 ‘동학개미’라고 지칭하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동학개미운동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을 1894년 동학농민운동에 비유한 표현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1월 2일 29조8599억원에서 12월 16일 60조6141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과 비교해 2배가 증가한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매입 열풍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를 한다는 지적도 있었고 또 대출을 통해 모은 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는 사례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런 우려에도 열기는 12월까지 지속되고 있다.
![1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점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및 상담을 하고 있다. [이미지: 연합뉴스]](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012/257315_219489_644.jpg)
주식투자 열기는 청약공모, 해외 주식매입 열풍으로 이어졌다. 올해 6월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SK바이오팜는 증거금 30조9899억원을 모았고 최종경쟁률은 323.02대 1이었다. 이어 9월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카카오게임즈는 일반청약 통합 최종 경쟁률이 1524.85대 1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도 58조5543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10월에는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주목을 받았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최종 경쟁률 606.97대 1을 기록했으며 증거금으로는 58조4236억원이을 기록했다.
12월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76곳으로, 공모금액 5조 7000억원에 청약 증거금으로 295조5000억원이 몰렸다. 지난해 청약 증거금이 100조원이 안됐던 것과 비교하면 3배에 이르는 수치다.
개인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에도 관심을 쏟았다. 12월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보관 금액이 77억1653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한화 8조5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또 국내 투자자들은 애플 주식 27억1975만달러, 아마존닷컴 주식 20억6743만달러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 금융권에서는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해외 주식 투자 규모가 늘었다는 지적도 있다.
주식시장은 이처럼 활기를 띄었지만 증권사들은 가슴을 졸이는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불거진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약 1조7000억원) 그리고 올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약 5000억월)에 증권사들이 연루됐기 때문이다.
라임 펀드를 판매했던 대신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는 고객들의 항의 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징계에도 직면했다.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했던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검사를 받아야 했다.
연이은 펀드 사고로 인해 금융당국은 펀드 상품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반적으로 펀드 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다. 이는 증권사들의 향후 영업, 수익창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펀드 사태 증권사 제재, 대형 IPO, 공매도 금지 연장 등 관심
내년에도 증권업계는 다이나믹한 한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펀드 사태와 관련된 금융당국의 제재 결과가 내년 1분기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제재 수위에 따라 고객 배상, 임직원 거취가 결정될 수 있다. 현재 분위기에서는 금융당국이 펀드 사태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책임을 강하게 물을 것으로 보인다. 제재를 증권사 등이 모두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금융당국의 제재에 대해 금융회사들은 소송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제2금융권 오픈뱅킹 사용 예시. [이미지: 금융위원회]](https://cdn.digitaltoday.co.kr/news/photo/202012/257315_219490_738.jpg)
지난 12월 20일 금융위원회는 오픈뱅킹에 미래에셋대우, 신한금투증권, 교보증권, 삼성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KB증권, NH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등 13개 증권사가 추가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오픈뱅킹은 금융회사들이 갖고 있는 고객 계좌정보를 다른 금융회사들에게 개방하는 정책이다. 우선 은행권이 이를 적용했다. 그리고 증권사, 상호금융 등이 참여하게 됐다. 오픈뱅킹 도입 후 은행들이 오픈뱅킹 고객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던 상황을 고려해보면 증권사들도 내년에 비슷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IPO 청약 열풍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 베틀그라운드로 잘 알려진 크래프톤이 내년에 IPO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카카오게임즈 이상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카카오 계열 기업들의 IPO도 예정돼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0월 23일 이사회를 열어 기업공개 추진을 결의했다. 카카오페이도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상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도 상장이 예상된다.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규제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중의 자금이 IPO 청약에 다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금지돼 있는 공매도에 대한 금융당국의 정책도 주목된다. 코로나19 상황이 내년 상반기에도 지속될 경우 다시 금지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공매도에 대한 제도 개편 주장도 나오고 있어 금지가 아니라 개편으로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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