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부터) 하나원큐드림카, KB차차차, 신한 마이카. [사진: 각 사]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은행들이 부동산, 자동차 관련 플랫폼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비이자, 비은행 부문의 수익을 늘리는 동시에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플랫폼이 당장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그동안 은행에서 상품으로 다뤄온 부동산, 자동차 관련 대출과 연계할 목적도 있어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모두 부동산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별로 세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주변 교통, 학군 등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이와 연계해 대출상품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하나은행은 부동산 빅데이터 기반 애플리케이션(앱) '부동산 리치고'를 운영하는 프롭테크(Prop Tech) 스타트업 데이터노우즈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하나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인 하나원큐에서 데이터노우즈의 ‘부동산 리치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부동산 기반 종합자산관리 플랫폼 ‘원더랜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향후 프롭테크를 활용한 부동산 자산관리서비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부동산 솔루션 사업자, 주택임대관리 플랫폼 사업자와 각각 업무제휴를 맺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부동산 플랫폼 강자로 꼽힌다. 재작년 은행 최초로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을 선보인 이후 최근 앱 다운로드 수가 170만건을 돌파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부터 부동산 자산관리 플랫폼인 ‘쏠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히 부동산 매물만 제공하는 것을 넘어 AI, 빅데이터 등 첨단정보기술을 결합한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이후에도 관련 대출 한도나 청약 정보 등 소비자들의 편의를 생각한 정보를 꾸준히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치열한 경쟁은 중고차 플랫폼으로 이어진다. KB금융은 계열사인 KB캐피탈을 통해 ‘KB차차차’를,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의 마이카와 신한카드의 마이오토를 통합한 ‘신한 마이카’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캐피탈도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하나원큐드림카’를 전면 개편했다. 

이처럼 금융권이 부동산, 자동차 플랫폼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초저금리 시대에 돌입하면서 이자수익이 점차 줄어들 수밖에 판단 때문이다. 올해 3분기까지는 ‘영끌’, ‘동학개미’ 등의 영향으로 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지만,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비은행, 비이자 부문의 포토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플랫폼은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비대면 대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개별적인 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면 그만큼 유리하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의 부동산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이 관련 대출을 받을 때 신한은행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금융권이 빅테크와의 대결에서 플랫폼에 종속될 위험성을 경고해온 만큼 플랫폼이 가진 위력을 체감하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플랫폼 활성에는 그동안 그룹이 추진해온 디지털 전환, 스타트업 발굴 및 협업, 포토폴리오 다각화 등 많은 이유가 내재돼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도 주거래 고객 확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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