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전경. [사진: 각 사]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국내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성적표가 공개된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모두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신용대출을 필두로 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비이자부문과 비은행부문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그만큼 순위 싸움은 더 치열해졌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NH농협금융이 4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신한금융 vs KB금융 리딩금융 자리놓고 경쟁 치열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나란히 분기 순익 1조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1조16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1조1447억원)보다 약 219억원 앞섰다. KB금융이 2분기 연속 신한금융을 제치면서 ‘리딩금융’ 탈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2분기 실적에서도 KB금융(9818억원)은 신한금융(8731억원)을 약 1000억원 이상 따돌렸다. 

하지만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는 아직 신한금융이 우세하다. 신한금융(2조9502억원)과 KB금융(2조8779억원)의 차이는 약 723억원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동기(2조8060억원)와 비교했을 때 누적 순이익이 1.9% 상승했다. 분기 수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신한금융지주 설립 이해 최초로 3분기 누적 순이익 역시 금융권 역대 최고 성적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의 그룹 이자이익은 3분기 기준 604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928억원) 대비 2.0% 늘었다. 1년 전에 비해 신용대출(7.7%)과 중소기업 대출(11.4%), 전세자금대츨(19.3%) 등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남은 4분기에 비이자이익 및 비은행 부문에서 성과를 낸 쪽이 '리딩금융'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B금융은 비이자이익 증가폭이, 신한금융은 비이자이익 규모면에서 앞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전년 동기에 비해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으로 각각 2조1031억원(19.1%↑), 2조7119억원(4.8%↑)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에서는 KB증권이 3385억원, KB국민카드 914억원을 시현했다. 향후 100% 자회사로 편입한 푸르덴셜생명의 수익이 그룹 실적에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계열사인 신한카드 4702억원, 신한캐피탈 135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 3위 굳건...우리금융 NH농협금융에 밀려 5위로

하나금융은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하나금융은 3분기 순이익으로 7601억원을 달성했다. 전 분기보다 10.3%(711억원) 늘어난 수치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조10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0억원(3.2%) 증가했다. 

이같은 하나금융의 실적은 시장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비은행 부문의 약진과 비대면 채널 영업기반 확대가 성과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하나은행은 누적 순이익 1조6544억원(7.6%↓)으로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하나금융투자(2880억원, 36.2%↑), 하나카드(1144억원, 129.6%↑), 하나캐피탈(1271억원, 65.2%↑) 등은 순이익이 급증했다.

NH농협금융도 비은행 부문 계열사들의 약진에 힘입어 2분기 연속 4위를 차지했다. NH농협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조4608억원이다. 농촌을 지원하는 농업지원사업비 3211억원을 제외한다면 누적 순이익은 1조6854억원으로 늘어난다. 3분기 1105억원 규모를 충당금으로 추가 적립했지만, 1년 전(3966억원)보다 38.8% 증가한 550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비은행 계열사에서는 NH투자증권이 누적 순이익 5104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이는 1년 전보다 39.6% 상승한 수치다. 보험부문도 3분기 누적 순이익 NH농협생명 643억원(160.3%↑), NH농협손해보험 492억원(1130%↑)을 시현했다.  

반면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4510억원, 3분기 순이익은 4798억원으로,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았다. 아직 충당금 영향을 받고 있는데다, 지주로 확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은행(90%)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인 우리종합금융은 전분기 대비 5.6% 늘어난 18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3분기 278억 원의 당기순이익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 분기 대비 순이익이 3.4% 감소했다. 향후 우리금융은 최근 아주캐피탈 인수를 확정하면서 비은행 부문의 포토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다. 인수시 아주저축은행이 손자회사로 편입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증가와 비이자부문, 비은행 부문 등의 실적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예상 외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5대 금융지주 3분기 순이익 및 누적 순이익, 괄호는 전년 동기와 비교. [자료: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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