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찬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부사장.
장윤찬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 부사장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대형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업체인 델테크놀로지스가 서비스형 IT인프라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서버나 스토리지 같은 IT인프라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서비스 형태로 쓰고, 쓴만큼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솔루션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다. 

특정 기업에 최적화돼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것이 다를 뿐 큰틀에서 보면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개념과 크게 다를게 없다. 최근 열린 델테크놀로지스 월드 행사의 핵심 키워드도 서비스형 인프라였다. 프로젝트 아펙스 등 서비스형 IT인프라와 관련한 델의 청사진들이 쏟아졌다.

한국델테크놀로지스는 직접 구축하는, 이른바 온프레미스형 IT인프라가 지금은 대세지만 무게추는 점점 서비스형 쪽으로 기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장윤찬 한국델테크놀로지스 부사장은 "5년 안에 기업내 IT인프라도 서비스 모델 중심으로 판이 바뀌게 될 것이다"면서 "기존 인프라를 모두 서비스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기업 내부 IT인프라도 퍼블릭처럼 서비스형 모델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형 IT인프라 업체인 델의 이같은 행보는 퍼블릭이든 프라이빗이든 기업 IT인프라는 서비스 중심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이 내부 IT인프라를 소유해 운영해왔던 지금까지와는 180도 다른 패러다임이다. 

장 부사장은 "직접 소유해야만 하는 IT인프라들은 기존과 같은 방식을 계속 사용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서비스형으로 가는 사례들이 늘어날 것이다"면서 "한국은 미국과 비교해 서비스형 IT인프라 확산이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지만 방향 자체는 다를게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IT인프라 시장에서 서비스형 모델이 확산되면 업계 역학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전통적인 IT서비스 업체와 IT인프라 업체간 경계가 흐릿해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벤더와 SI 업체 간 역할이 잘 구분되는 편이었는데, 서비스형 IT인프라 시대엔 모호해질 수 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장 부사장은 "애매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IT서비스 업체들과 협력해 서비스형 인프라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면서 "델은 인프라와 솔루션을 제공하고 서비스는 파트너들과 협력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델의 서비스형 IT인프라 전략은 결국은 클라우드라는 메가 트렌드에서 지분을 확대하기 위한 일환이다. 

델은 AWS로 대표되는 거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자사 주력 무대인 엔터프라이즈 시장까지 빠르게 파고드는 상황에서 고객 기반을 방어하고 존재감을 유지해할 상황에 놓여 있다.

이를 위해 델은 관계사인 VM웨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와 자사 하드웨어를 통합해 멀티 클라우드 시대, 최적화된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여러 회사 클라우드를 버무려 쓰는 기업들이 늘어날 거으로 보이는 만큼, 이를 가장 잘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장 부사장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둘러싸고 신흥 퍼블릭 클라우드 플랫폼과 전통적인 IT인프라 회사들 간 힘겨루기가 점점 거세지는 상황에서 승부처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인프라를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누가 거머쥐느냐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그는 "어떤 클라우드를 쓸지는 고객들 선택이다. AWS, 애저, 구글 클라우드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쓰면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용하는 클라우드가 늘면 관리는 그만큼 어려워진다. 클라우드에 엣지 컴퓨팅까지 결합되면 관리 환경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다양한 클라우드를 하나처럼 쓸 수 있도록 해주는 통합 관리 콘솔이 멀티 클라우드 시대 OS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델의 목표도 멀티 클라우드 OS 역할을 할 관리 콘솔 시장을 주도하는데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클라우드판의 끝판왕 겪인 멀티 클라우드 통합 관리를 위해 델이 제공하는 솔루션은 델테크놀로지스 클라우드 콘솔이다.

장 부사장은 "델 하드웨어와 VM웨어 클라우드 플랫폼을 결합해 서비스형 IT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 대형 IT서비스 업체 데이터센터들까지 클라우드 콘솔을 통해 가상으로 연결하면 글로벌 규모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5G 기반 엣지 클라우드의 잠재력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엣지컴퓨팅은 시작은 클라우드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겠지만 사물인터넷(IoT)와는 크게 다를 것이다. 서비스 측면에서 보면 사업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판을 형성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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