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모빌리티 시장에 대형 플레이어들이 속속 진출하는 가운데, 대리 시장 경쟁도 달아올랐다. 기사 딸린 11인승 렌터카 호출 서비스 ‘타다 베이직’을 접은 뒤 가맹택시 사업에 뛰어든 타다가 대리 호출 중개 서비스에 본격 나섰고 대형 통신사인 SK텔레콤도 우버와 합작법인을 통한 대리 서비스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해온 카카오모빌리티로선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나게 된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업체간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 속에서 이용자 기반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있을 때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요금제를 다양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존 요금보다 가격 부담을 낮춘 ‘이코노미’ 요금제를 새로 선보였다.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이용자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이같은 행보 속에 가맹택시 시장뿐만 아니라 대리 시장에서도 업체 간 가격 경쟁이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국토교통부 의뢰로 실시한 ‘2020 대리운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리운전 요금 20%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경우가 73.7%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 호출 서비스를 중개하는데 따른 수수료를 20% 수준으로 매겨 운영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카카오 T 대리는 지난 4년 여 간 운행 완료 4400만건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대리 서비스에 처음 뛰어드는 타다는 수수료를 15% 수준으로 책정하겠다고 밝혀 공세를 예고했다.

대리 서비스는 그간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요 수익 사업으로 꼽혀 왔다. 택시와 달리 탄력적으로 요금을 매길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익을 올리기 수월하단 평가가 많았다. 

일단 플랫폼을 구축하면 택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대리 호출 중개를 주목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일찌감치 대리 중개 서비스에 진출하면서 선도 업체로서의 위상을 확보했다. 하지만 타다와 SK텔레콤의 공세를 감안하면 향후 대리 중개 서비스 시장 판세는 지금보다는 다자간 경쟁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기사들과 사용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다는 얘기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이코노미 요금제 출시는 이같은 시장 상황 변화를 고려한 조치다. 대리 서비스 진입 장벽을 낮춰 일단 사용자 기반을 확 키운뒤, 이들이 다른 서비스들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T 대리 요금제는 프리미엄과 스탠다드, 이코노미 3가지로 나뉜다. 프리미엄은 정장을 착장한 베테랑 기사가 출차 발렛부터 주차까지 제공하는 고급 대리 서비스다. 스탠다드는 기본 요금제이다. 여기에 스탠다드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대기시간은 조금 긴 이코노미 요금제가 이번에 새로 나왔다. 가격은 프리미엄, 스탠다드, 이코노미 순서로 높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대리 요금은 택시와 달리 법적으로 명시된 적정 요금이 없다. 실시간 수요 공급, 날씨 등 외부 요인과 함께 수요자(승객)와 공급자(대리 기사)가 직접적으로 요금을 결정하는 식이다. 기존 대리 업체들이 승객과 기사를 중개해주는데 중점을 뒀다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매칭이 될 만한 가격을 제시해주는 정책도 운영하고 있다.

이코노미 요금제 출시 관련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리 이용을 망설인 이용자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요금제를 마련했으며 이에 따라 이용자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T 대리 이코노미 요금제는 현재 부산·울산·광주·대구광역시, 경상남도 창원시 등 일부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지역별로 맞춘 추천 요금제라고도 언급했지만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일단 “지역 확장과 관련해선 아직 정해진 사항은 없다”라는 정도로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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