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IT 인프라 시장에서 클라우드가 갖는 중량감이 커졌다. 클라우드 중심으로 IT인프라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대형 클라우드 플랫폼 회사들이 IT인프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스타트업들에게도 기회로 떠올랐다. 거대 클라우드 플랫폼들 틈바구니 속에서도 성장 잠재력을 과시하고 있는 클라우드 기술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공개(IPO)에 나선느 클라우드 기반 기술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스노우플레이크, 아사나, 제이프로그, 수모로직이 대표적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클라우드판에서는 이미 꽤 알려진 회사다. 스노우 플레이크는 데이어 분석에 쓰이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 분야에서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앞세워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스노우 플레이크가 작성한 수정 S-1(상장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필수로 제출해야하는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기업 가치는 237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됐다. 지난 2월 투자를 유치할 당시 기업 가치가 124억달러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몇개월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스노우 플레이크 클라우드 DW는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등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모두에서 제공되고 있다. AWS는 레드시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 시냅스, 구글은 빅쿼리라는 자체 클라우드 DW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데도 스노우 플레이크는 고객 기반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형 클라우드 플랫폼들이 자체 클라우드 DW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스노우 플레이크의 미래 향방을 좌우할 중대 변수다. 스노우 플레이크가 클라우드 플랫폼 회사들의 공세를 막아내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면 클라우드 시대, 가장 강력한 데이터웨어하우스 회사가 될 기회를 갖고 있다고 해외 IT전문 미디어 '프로토콜'은 평가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최근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로부터도 투자를 유치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스노우 플레이크 상장에 앞서 이 회사 주식을 2억5000만달러치 사들였다. 전 스노우플레이크 CEO인 로버트 무글리아로부터 3억5000만달러치 주식도 추가로 확보했다. 워런 버핏과도 연결고리가 생기면서 스노우 플레이크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아사나(Asana)는 프로젝트 관리 도구 업체다. 아사나와 같은 프로젝트 관리 툴들은 제품 매니저들이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가 스펙에 따라 개발됐는지 여부를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국가별로 다양한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를 지원해야 한다는 점도 아사나와 같은 프로젝트 관리 툴들을 필요로 하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프로젝트 관리 도구는 새로울 것은 없는 분야다. 아틀라시안, 에어테이블, 마이크로소프트, 스마트시트 등 다수 업체가 이미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럼에도 아사나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용자 기반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위츠가 아사나를 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아사나는 아직 검증받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2008년 공개 이후 지금까지 320만명 정도가 아사나 무료 계정을 신청했는데, 이중 7만5000명 정도만 유료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아사나에게 기회이자 풀어야할 숙제다. 무료 사용자들 중 유료로 전환하는 비중이 커지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 수 있지만 반대 상황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스라엘 업체 제이프로그는 기업들이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 및 운영 조직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속도는 거부할 수 없는 키워드가 됐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및 테스트하고 배치 및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속도는 알파요, 오메가로 통하는 시대다. 제이프로그는 이 같은 환경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이프로그 표현을 빌리면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릴리즈 매니지먼트 솔루션 비즈니스다.

기업들은 제이프로그 솔루션을 자체 인프라에서 직접 관리할 수도 있고 제이프로그가 제공하는 매니지드 서비스에 가입해 쓸 수도 있다. 제이프로그 솔루션은 데브옵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과도 관련 있다. 데브옵스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운영 엔지니어들 간 오랜 장벽을 허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데브옵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도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프로토콜은 "기업들이 자체 인프라를 돌리기로 결정했다고 해도 파괴적인 젊은 경쟁상대를 따라잡기 위해 속도는 여전히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베이스와 제품  관리 툴을 선택하고 데브옵스를 받아들였다면 이게 제대로 돌아가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모로직은 이와 관련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수모로직은 기업들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이 의도한 대로 돌아가는지 살펴볼 수 있는 모니터링 서비가스가 주특기다.

머신러닝 기술을 사용해 큰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소프트웨어에 있는 문제를 찾아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수모로직은 최근 몇년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년간 매출이 두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수모로직을 둘러싼 리스크도 존재한다. 스노우플레이크나 제이프로그 외에 대형 클라우드 회사들이 모니터링 분야로 영토를 확장하게 되면 존재감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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