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모델이 K7프리미어 차량내에서 카투홈 서비스를 통해 가전기기를 제어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SK텔레콤 모델이 K7프리미어 차량내에서 카투홈 서비스를 통해 가전기기를 제어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이동통신 재판매 사업자(MVNO,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로 등록하고 차량제어와 인포테인먼트 등 커넥티드카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한다. 현대·기아차는 타이어 상태 체크 등을 MVNO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와 기아차 커넥티드카 서비스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8월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IoT 데이터 전용 사업자 육성 정책과도 연결돼 있다.

과기정통부는 데이터 선구매제·다량구매할인 확대를 통해 망 대가를 최대 20% 낮춰 데이터 전용 사업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목표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도 MVNO 자격을 기반으로 요금 직접 설계 등 주도적으로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다.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차량원격제어, 안전보안, 차량관리, 인포테인먼트와 같은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는 지금까지 SK텔레콤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해 차량 원격제어, 안전보안, 인포테인먼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자사 고객에게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MVNO로 변신했다. 현대자동차는 KT 망을, 기아자동차는 SK텔레콤 망을 빌려 쓰게 된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이동통신, 초연결성 기반 차량제어·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일상에 자리잡을 것이라 보고, 이에 적극적으로 관련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MVNO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과기부는 8월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알뜰폰 특화 서비스로 ‘커넥티드 카’를 소개한 적 있다.

당시 김남철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정부 역할은) 기본 MVNO서비스가 아닌 상황에서 현대·기아차가 들어왔을 때 최대한 불리함 없도록 챙겨보고 그 다음 데이터 사업자들이 서비스 확장하는 데 맞춰 필요한 부분 같이 보완해나가며 지원방안 찾아보겠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무선 사물인터넷(IoT) 분야 데이터 전용 사업 이동통신 재판매 가입자를 무선통신 가입자 통계에서 별도로 발표하는 등 제도적으로 관리해나갈 예정이다. MVNO를 모바일 서비스인 알뜰폰과 데이터 전용 사업 이동통신 재판매 가입자로 분리해 통계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데이터를 대량 구매하면 도매대가를 추가로 할인하는 데이터 선구매제, 대량구매할인제 확대 등을 통해 기존 음성 이동전화 중심 MVNO(알뜰폰)가 완성차 등 데이터 전용 사업자로 사업 분야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김남철 과장은 “현재 일부 커넥티드카 서비스가 이동통신사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해당 서비스가 MVNO로 전환될 경우 가입자가 급증할 것”이라며 “데이터 선구매제·다량구매할인 확대를 통해 망 대가를 최대 20% 낮춰 데이터 전용 사업 기반을 확충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기아차는 SK텔레콤을 통해 ‘UVO(유보)’ 차량 관제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앞으로는 통신사에서 망을 임차해 직접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그룹사인 현대자동차는 이미 2015년 MVNO 사업자로 등록하고 KT와 LG유플러스 망을 임차해 고객들에게 ‘블루링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03년 말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모젠(Mozen)’을 출시하고 커넥티드카 시장에 진출했다. 2012년 현대차 블루링크, 기아차 유보 서비스를 론칭하고 2017년에는 제네시스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대차에 이은 기아차의 MVNO 사업 진출은 현대차그룹이 테슬라처럼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강화하고, 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동통신사를 통해 서비스하는 것보다 직접 망을 임대하는 MVNO 사업자가 될 경우 데이터 대량 구매나 선구매를 통해 망사용료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정부 역시 데이터 선구매제·다량구매할인 확대를 통해 망 대가를 최대 20%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많은 데이터를 먼저 확보해놓고, 현대·기아차가 직접 요금 설계를 할 경우 다양한 서비스 출시가 가능하다. 

김 과장은 “여름철의 경우 커넥티드 서비스 중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원격으로 시동걸고 내려가기 전에 냉방기 켜는 것이다. 5분전에 차 시원하게 해놓고 들어가는 게 가장 인기 있다. 에어백 터지면 119나 긴급구조를 통신 서비스 통해 알려주는 것도 현대차가  가장 호소력을 갖는 서비스”라고 전했다.

이어 “MNO(이동통신사업자)가 할 경우 단순 재판매서비스지 않겠나. 현대·기아차가 좀 더 자율성을 갖고 했으면 좋은데 지금은 문제가 된 것이 이용하는 통신망 엔지니어와 협의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점”이라며 “현대·기아차는 타이어 상태 체크하는 정도를 MVNO서비스 통해 제공하는 걸 준비하고 있다. 그 이상의 서비스는 아직 방향이 안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