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이 가상자산(암호화폐) 판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공모전을 통해 디파이 프로젝트들을 지원키로 해 주목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ISA는 아이디어·논문 공모전을 통해 디파이 관련 신규 서비스, 기술, 법제도, 정책 등을 제안받는다.

국내에서 디파이를 전면에 내걸고 공모전을 개최하는 건 공공기관 중 KISA가 처음이다. KISA는 원래 핀테크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지난 2016년부터 신규 핀테크 서비스 발굴 대회를 개최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아이디어·논문 공모전도 여기에 추가했고  첫 번째 공모전 주제로 디파이를 선정했다.

디파이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중개 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를 말한다. 일상에선 많은 사람들이 원화(법정화폐)를 가지고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디파이는 기존 은행과 같은 중앙 기관 없이 가상자산을 통해 각종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표적인 디파이 서비스로는 이더리움(ETH)과 이더리움 기반 토큰들을 담보로 걸고 달러와 일대일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다이(DAI)를 대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메이커다오,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기반 자산을 담보로 잡고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컴파운드, 다양한 자산을 블록체인 상에 토큰화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인 신세틱스 등이 있다.

이번 공모전은 KISA 내 핀테크 지원팀이 담당한다. KISA는 오는 9월 20일까지 디파이 관련 아이디어와 논문 신청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그라운드X와 람다256은 아이디어 부문을, 한국블록체인학회와 한국핀테크블록체인학회는 논문 부문 심사를 맡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디파이에 대한 관심은 점점 고조되는 상황이다. 지난 7월 해외 가상자산 분석 업체 메사리에 따르면 디파이에 예치된 자금 규모는 36억7000만달러(약 4조3480억원)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배 늘어난 수치다. 연초와 비교하면 4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의 경우에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같은 기관이 중심이 된, 일명 '씨파이(CeFi)'라고 불리는 서비스들이 출시됐다. 이용자가 거래소에 가상자산을 맡기면 이자를 제공하는 스테이킹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부가서비스의 하나로, 거래소에 상장된 일부 지분증명(PoS), 위임지분증명(dPoS) 기반 가상자산 스테이킹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코인원도 루나, 테조스 등에 이어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KLAY)를 가지고 있으면 개수를 기반으로 이율을 계산해 지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디파이는 접근 방식에서 이같은 서비스들과는 차이가 있다. 씨파이와 달리 탈중앙화돼 있고 자체 토큰 기반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많다. KISA가 지원과 관련해 어떤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파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는 가운데 KISA도 블록체인과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는 차원에서 디파이를 하나의 큰 축으로 보고 지원하는 듯하다”며 “국내에선 특히 특금법 개정안과 세법 개정안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가상자산 거래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연장선상에서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금융 산업도 활성화될 거란 기대감과 함께 디파이에 대한 주목도가 같이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KISA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핀테크 산업 활성화 기반 조성 일환으로 핀테크 서비스 발굴 대회를 개최해 왔고 KISA는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맡은 만큼 국내 디파이 생태계를 파악하는 차원에서 공모전을 진행하게 됐다”며 “KISA에서도 처음 시도하는 공모전인 만큼 실제 서비스 상용화나 정책 제안 반영에 대해서는 검토 중인 바가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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