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주요 지수가 17일 기술주 강세에도 혼조세를 나타냈다.

17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6.11포인트(0.31%) 하락한 27,844.9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14포인트(0.27%) 상승한 3,381.9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0.42포인트(1.00%) 오른 11,129.73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첫 11,000 고지를 돌파한 지 7거래일 만이다. 아마존이 1.09%, 마이크로소프트가 0.66%,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0.68% 각각 오르는 등 이날도 대형 기술주들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특히 테슬라는 11.20% 급등한 1,835.64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1,800달러선을 넘어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 11일 5대1 주식분할 발표가 나온 후 4거래일 동안 33.6% 폭등한 것이기도 하다.

시장은 미·중 무역문제 관련 소식과 주요 경제 지표, 미국 부양책 협상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신규 부양책과 관련해서 해결의 실마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의회가 협상 진전 없이 휴회에 돌입한 가운데, 오히려 우편투표 문제 등을 두고 백악관과 민주당의 대립이 심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지난 6월 임명된 루이스 드조이 연방우체국장은 최근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우편 분류 기계를 재배치하고 시간 외 근무를 제한했다.

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우편투표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깔려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 반대 기조를 측면 지원하는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연방우체국장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고, 우체국 조직 개편을 막고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는 현실성이 없으며, 필요성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신규 부양책과 관련한 민주당과의 협의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이 이번 주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등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만큼 부양책 합의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책임론에 이어 홍콩 국가보안법 논안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두 번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두 번째)이 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두 번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두 번째)
[사진: 백악관]

미·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엇갈린 소식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혼재됐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중국 화웨이와 그 자회사들이 미국의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등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를 더욱 강화했다. 화웨이가 제 3자 거래를 통해 규제를 회피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또 제재 대상 화웨이의 자회사를 38개 더 추가했다. 다만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번 조치가 무역합의 관련 논의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이 최근 미국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고 있으며, 이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이 지난주에 사상 최대 규모의 미국산 옥수수를 주문했다면서, 중국이 무역합의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최근 화웨이나 틱톡 등 중국 기업을 압박하면서도 1단계 무역합의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주말 열릴 예정이던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상황 평가 회의는 연기됐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더 구매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는 점에서 회의 연기가 나쁜 일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8~9월에 미국산 원유를 대거 사들일 것이란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 측에서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위해서는 틱톡과 위챗에 대한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는 등 양국 관계의 긴장은 팽팽하다.

국제 금값은 17일(현지시간)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2.5%(48.90달러) 뛴 1,99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금액(달러) 기준으로 지난 4월22일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지난주 주간 가격으로는 10주만에 처음으로 하락을 기록한 금값이 다시 온스당 2,000달러에 육박한 것은 미국 국채 수익률과 달러화 약세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 국채 수익률 상승과 달러 가치 회복에 따라 금에 쏠렸던 투자 수요가 다른 안전자산으로 분산됐던 것이 금값을 끌어내린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676%로 전 거래일의 0.708%에서 눈에 띄게 떨어졌고,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도 0.1% 하락했다.

특히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2분기에 세계 2위 금광업체 배릭골드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도 '골드러시'에 다시 불을 붙였다.

국제 유가는 주요 산유국들의 지난달 감산 약속 이행 보도가 나온 가운데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1%(0.88달러) 오른 42.8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9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2시50분 현재 배럴당 1.2%(0.52달러) 상승한 45.3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