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지난 4월 ‘타다 베이직’을 중단한 타다가 프랜차이즈 개념의 가맹 택시 사업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카카오모빌리티와의 대결 구도가 관전포인트로 부상했다.

타다는 지난 4월 일명 타다 금지법으로도 불렸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운수법) 통과되면서 기사 딸린 11인승 렌터카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을 중단했다. 하지만 올해안에 가맹 택시 서비스를 내놓고 시장 공략에 다시 속도를 낼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타다 운영사 VCNC는 여객자동차플랫폼운송가맹사업(이하 가맹 사업) 참여 희망자(개인·법인택시)에게 제공할 정보 공개서를 지난 1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했다. 이는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가맹 사업 면허 인가를 신청하기에 앞서 기본 자격을 검토 받는 절차다.

이 같은 행보는 VCNC가 앞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주도하는 택시 시장에서 플랫폼 가맹 사업자로 경쟁하게 됨을 의미한다. VCNC는 ‘타다’라는 브랜드로 택시를 운행할 개인택시 기사와 법인택시 회사를 모으게 된다. 가맹 사업자가 되려면 서울 기준으로 택시 면허를 500대 이상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택시 시장에 진출하면서 가맹 계약 외에도 법인택시 회사를 직접 인수하기도 했다. 이 방식으로 택시 면허를 약 900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회사 KM솔루션이 법인택시 회사나 개인택시 기사와 가맹 계약을 맺는 형태를 통해 전국적으로 가맹형 택시 ‘카카오 T 블루’ 차량 대수를 1만대 가까이 늘렸다.

택시 면허 확보를 위해 출혈을 감수하며 공격적으로 투자한 카카오 모빌리티와 달리 VCNC는 법인택시 회사를 직접 인수하기보단 가맹 계약을 맞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그동안 택시 서비스 혁신을 강조해 온 만큼 VCNC가 관련 사업 승인을 받는데는 무리가 없을 듯 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정부는 택시 업계와의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모빌리티 업체들도 제도권 안으로 포섭하고자 했는데 결론적으로 VCNC도 이에 응한 거라 정부 입장에선 타다가 택시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VCNC는 타다 베이직을 중단한 이후 신규 사업을 모색해 오다 택시 회사들의 제안을 받고 가맹형 택시 서비스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 택시 서비스 시장은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 T 블루와 KST모빌리티 마카롱 택시가 주도하는 구도다. 이런 가운데 택시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 모빌리티의 영향력이 계속해서 커지는 것을 우려해왔고, 견제구 차원에서 타다를 끌어들인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전국택시운송사업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전국 택시 면허 대수는 약 25만 대다. 전국 단위로 봐도 카카오 T 블루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높지는 않다. 그럼에도 택시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뒤에 카카오라는 모회사가 있다는 점, 그리고 카카오라는 플랫폼의 파괴력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타다가 가맹 택시에 뛰어들면 한쪽으로 힘이 쏠리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비스 면에서도 카카오 모빌리티와 타다는 비슷한 점이 많다. 11인승 렌터카 호출 서비스 ‘타다 베이직’을 중단한 후 VCNC는 고급 택시 호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을 운행해 왔는데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비슷한 서비스 ‘블랙’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타다 역시 대리 서비스 출시를 염두에 두고 지난 5월 대리 운전 중개업, 대리 운전 전문 프랜차이즈업을 상품으로 등록한 ‘타다’ 상표를 출원했다. 접점이 많은 만큼 두 회사간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VCNC의 경우에는  170만명이 사용했던 타다 베이직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만큼 가맹 시장 진출을 통해 향후 대형 승합차 서비스까지 확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택시 시장에선 대형 택시 면허(기사)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서울시가 최근 중형 택시에서 대형(승용, 승합)·고급택시로 면허 전환 시 필요한 자격 요건을 완화한다고 밝히면서 분위기는 바뀌는 상황이다.

법인택시는 3년 이상 서울시 택시사업자, 개인택시는 5년 이상 무사고 경력이 있는 경우에 한해 모범·대형·고급택시 등으로 면허 전환이 가능하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형 승합 택시서비스 카카오 T 벤티도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100대 가량 베타 서비스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타다 역시 후발주자여도 향후 서비스 확장을 고려해 볼 만하다는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타다 베이직은 사라졌지만 대형 승합차를 원하는 이용자의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에 당장은 사업 승인을 받는 게 먼저지만 서비스 차별화 차원에서 VCNC도 대형 택시를 마냥 배제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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