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속도 테스트를 하고 있는 장석영 과기정통부 2차관 [사진 :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해 상용화된 5G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공동 구축을 통해 투자 비용 절감을 시도하고 있다. 5G 통신 네트워크를 깔려면 기지국 구매 비용과 별개로 기지국 설치를 위한 기초(기반) 공사 등이 필요한데, 이 부분을 역할을 분담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5G 기지국은 각자 설치하지만 케이블 설치·전원공급선 구축·선반 및 타퍼 설치 작업 등은 협력해 비용 절감에 나선 모습이다.

이통3사는 인구가 적은 도서산간지역의 경우 5G 기지국을 다른 이통사 가입자가 로밍 형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협의가 잘 이뤄질 경우 기지국 구매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어 주목된다. 이통 3사 모두 지난해부터 5G 인프라 투자에 따른 단기 수익성 악화로 투자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 광주광역시 지하철 전 노선에 5G 설비를 공동 구축하고 5G 서비스 개통을 시작한 이래 광주·대구·대전·부산에서도 5G 설비 구축을 마무리했다.

광주·대구·대전·부산 등 비수도권 지하철 및 수도권 9호선은 구축이 완료됐고 2호선의 경우 석면‧내진보강 등 공사가 진행되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8월부터 순환선 전 구간에서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호선 시청역·잠실새내역 및 지선(성수∼신설동, 신도림∼까치산) 구간은 지하철 환경 개선 공사 등이 완료된 후 망 구축이 진행될 예정이다. 통신사들은 내년 중반기까지 나머지 노선도 순차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하철 내 5G망을 구축할 때 어두운 터널 내 광케이블, 전원설비 등 5G 기반 시설 구축을 위한 고난이도 사전 작업이 수반된다. 안전 문제로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 새벽에만 5G장비를 설치할 수 있어 시간도 많이 소모된다. 이를 감안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지하철 노선과 역사를 나눠 5G 기반 시설을 공동으로 구축하고 있다. 황보근 SK텔레콤 수도권인프라팀장은 “네트워크 구축의 경우 LTE가 2년 걸리지만, 5G는 3년이다. 5G 구축이 더 복잡한 점이 있다”며 “이동통신3사 5G 기반 시설 공동 구축으로 기간이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들었다. 5G 기반 시설 공동구축으로 비용더 30% 정도 절감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지하철의 경우 5G 기지국 설치를 위한 기초 공사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며 “케이블 설치·전원공급선 구축·선반 및 타퍼 설치 작업 등을 이통3사가 나눠서 같이 진행함으로써 시간은 물론, 비용도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주도아래 재난 시 이통3사는 서로의 기지국을 로밍할 수 있도록 했다. 로밍 개념 설명 [자료 : 과기정통부]
정부의 주도아래 재난 시 이통3사는 서로의 기지국을 로밍할 수 있도록 했다. 로밍 개념 설명 [자료 : 과기정통부]

이통사는 5G 시설 공동구축 뿐 만 아니라 인구가 적은 도서산간지역에서 로밍 방식을 통한 5G 기지국 공동 구축에도 나선다. 지난 15일,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만난 자리에서 구현모 사장이 이를 먼저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밍은 특정 지역에서 한 회사의 기지국을 타사 가입자들에도 오픈하는 것이 골자다.  예를 들어 A지역은 SK텔레콤이, B 지역은 KT, C지역은 LG유플러스가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로밍 방식을 통해 모든 이통3사 가입자가 협의된 로밍 지역에서 같은 5G 기지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로밍을 진행한 지역의 5G 구축 비용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현재 기술로도 3사가 한 기지국을 같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앞서 이통3사는 재난 지역에서 로밍을 통해 타 이통사의 기지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합의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현모 KT 사장이 도서산간지역에서 5G 공동구축 로밍 방식 언급을 한 것은 비용 감축보다는 전국망 구축을 빨리 하기 위해서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5G 상용화 이후, 5G 네트워크 투자 증가로 자본 지출(CAPEX)이 5G 상용화 이전보다 월등히 높다”며 “도서산간지역 5G 로밍 협의가 잘 이뤄질 경우 CAPEX를 효율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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