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기술과 금융이 융합되면서 기존 금융회사들이 IT를 활용한 고객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중은행이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형 포털들과 금융을 놓고 격돌하는 구도도 이미 현실화됐다.
기술과 금융의 융합 시대, 금융회사가 취할 옵션은 여러 가지다. 자체적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고, 경험 부족을 메우기 위해 테크기업들과의 협력 카드를 뽑아드는 것도 가능하다. 여러 회사들에게 금융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 역시 주목할만한 사업 영역 중 하나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행보가 눈에 띈다.
골드만삭스는 서비스형 뱅킹(banking-as-a-service)을 표방하는 마쿠스 플랫폼을 앞세워 기업들에 금융 기능을 지원한다. IT자원이 필요할 때 아마존웹서비스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마쿠스 플랫폼을 활용해 금융회사가 아니더라도 금융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애플은 1년전 골드만삭스 마쿠스 플랫폼을 활용해 애플카드를 선보였고 아마존도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서 활동하는 판매자들에게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쿠스 플랫폼을 활용했다. 아마존은 당초 대출 사업을 직접하려 했다가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골드만삭스와 손을 잡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디넷에 따르면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아마존과의 협력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골드만삭스 마쿠스 계약심사(digital underwriting) 플랫폼과 아마존 판매자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사용해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운영 및 재고 자금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우리의 혁신과 선도 기업들과 협력해 차별화된 가치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역량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치켜세웠다.
골드만삭스는 애플, 아마존 외에 최근 판매시점관리(PoS) 관련 금융업체인 젯블루와도 마쿠스 플랫폼 관련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테크 기업들의 공세 속에 예전처럼 은행이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공하기는 앞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소비자에게 금융을 직접 파는 게 아니라 금융을 팔고 싶은 기업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도 해볼만한 비즈니스라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마쿠스 플랫폼도 이 같은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미국 벤처캐피털인 제너럴 캐피털리스트 파트너스의 헤먼트 타네자 대표도 자신의 책 ‘언스케일’에서 미래 은행의 역할에 대해 기존 은행들은 백엔드를 담당하고, 소비자를 상대하는 것은 핀테크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저자는 특히 은행들이 디지털 금융을 위한 백엔드 역할에 주력하면서 아마존웹서비스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같은 컴퓨팅 클라우드처럼 뱅킹을 위한 클라우드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끈다.
그는 책에서 "웰스파고 같은 대형 은행들은 자신의 역량을 플랫폼으로 개방해 일종의 뱅킹 클라우드가 되고 있다. 대형 은행들은 보안이 고도화된 컴퓨터 시스템을 관리하고 정부 규제에 대응하는 등 중대한 의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아마존웹서비스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백엔드 소프트웨어를 관리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이어 "대형 은행들은 점차 고객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포기하거나 잃을 것이다. 대신 디지트 같은 기업들이 틈새 시장의 특별한 필요를 파고들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으로 개별 고객을 학습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1인 시장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창출하는데 한걸음더 다가설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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