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연구기관들이 올해 하반기 한국 경제의 회복세에 따라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을 0%에서 -2%까지 전망하고 있다. [자료: 각 기관 자료 종합]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2020년 하반기 한국 경제의 최대 이슈는 역시 코로나19다. 경제 연구기관들과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얼마나 잘 막을 수 있을지 여부와 경기부양 정책 효과를 하반기 화두로 꼽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국내 상황이 호전된다 해도 수출주도형 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의 경우 세계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연구기관들은 한국이 하반기에 코로나19에 대처를 잘하는 최상의 시나리오의 경우에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0%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2차로 확산되거나 경기부양 효과가 없을 경우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한국 경제의 충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국회 예산정책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등 경제·금융 연구기관들이 올해 하반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2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대비 -1.3% 역성장했다. 2분기 역시 이와 비슷한 -1%대 역상장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얼마나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가 될지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될지 결정된다. 올해 한국경제가 플러스 성장한다는 전망은 하반기에 급속한 회복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고, 마이너스 성장을 보는 것은 회복이 더딜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공개한 ‘코로나 이후 금융시장 환경변화와 자금흐름 점검’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하반기 코로나19 2차 유행이 없어도 0% 수준의 성장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 확산이 억제되고 완만한 경기 회복이 이뤄지는 긍정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올해 0.8% 정도 경제성장률을 예상했다. 반면 코로나19가 재확산 되지만 성장을 이어가는 경우 -0.4%, 재확산 상황에서 경제도 회복되지 않으면 -3.4%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공개한 ‘2020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1%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한국 실질 GDP가 -0.7% 역성장했는데 하반기에 0.8%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회복세로 돌아서기는 하겠지만 급격한 회복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민간소비가 올해 상반기 -3.8%에서 하반기에는 0%로 연간 -1.9%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코로나19의 영향이 가장 클 것이며 다른 요인들도 코로나19와 복합적인 것이 될 거라고 예측했다.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 산업 생산이 상반기에 비해 회복되고 내수 시장의 상황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비슷하게 국회 예산정책처는 6월 26일 발간한 '21대 국회와 한국경제 전망'에서 한국 경제가 올해 0.1%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은행 HSBC도 지난달 정례 세미나를 통해 한국 국내총생산(GDP)가 올해 0.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기관들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올해 하반기 한국 경제를 전망한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하반기 6가지 경제 이슈를 선정했다. 6가지 이슈는 모두 코로나19와 연관돼 있다. [자료: 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은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플러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국내 경제 이슈’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6가지 이슈를 제시했다. 6가지 이슈인 플러스 성장 가능성, 재정 건전성, 소비절벽 현실화, 경상수지 악화, 청년 인적자본 손실, 가계소득 양극화 심화 등은 모두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제 충격이 가해지면서 2020년 한국 경제가 역성장할 것으로 보는 기관이 대다수이지만 플러스 성장을 전망하는 기관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여 이를 방지하기 위해 활동 제한 조치가 내려진다면 경기 회복 흐름에는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정된 경기 회복에는 바이러스의 진정 국면이 필수 요소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제조업 생산, 수출, 경기동행지수 지표 등이 IMF 외환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하거나 그 이상으로 심해지고 있어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봤다. 다만 대규모 추경 편성에 따른 요인으로 플러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불경기가 하반기에 계속되면서 국가의 세수가 줄어들어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국민들의 소득이 감소해 소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한국의 수출실적이 악화되고 경상수지가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청년층 취업이 더 어려워지고 가계소득의 양극화도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두 코로나19 확산과 연계돼 벌어지는 일들이다. 

더 어려운 상황을 예견하는 곳들도 있다. 6월 2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 수정본을 발표하고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다만 IMF가 발표한 올해 세계성장률을 -4.9%과 비교하면 한국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에 속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6월 10일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3월 2.0%를 플러스 성장을 전망했던 것 보다 3.2% 낮춘 것이다. OECD는 올해 4분기 코로나19가 2차 확산되면 성장률은 -2.5%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현재 코로나19 여파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보다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IMF 이상의 충격을 줄 것인지 여부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코로나19에 얼마나 대응을 잘하는지 여부가 올해 하반기 한국 경제의 최대 이슈인 셈이다. 연구기관들은 코로나19가 한국에서 2차 확산될지를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플러스나 0% 성장을 예측하는 곳에서는 코로나19에 한국이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반면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하는 기관들은 하반기에 코로나19 2차 확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하반기 회복세를 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설령 한국에서 2차 확산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2차 확산이 발생할 경우 한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