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오픈뱅킹 시행 6개월 만에 국내 경제활동인구 10명 중 7명 이상이 이용하는 등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 적용 중인 오픈뱅킹은 연내 농협,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 금융연구원 등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오픈뱅킹 도입성과와 발전방향' 에 대한 세미나를 열고 오픈뱅킹 도입 이후 성과를 발표했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타행 은행 업무까지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뜻한다. 은행과 핀테크 기업 등은 조회 및 이체 월간 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한다. 이 플랫폼은 모든 금융결제시장의 플레이어가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인프라다.
현재 오픈뱅킹에 참여하고 있는 이용기관은 총 72개사다. 구체적으로 은행이 18개사, 대형사업자(토스, 네이버페이 등) 28개사, 중소형 사업자 26개사 등이다.
지난해 12월 시행 이후 오픈뱅킹은 가입자와 계좌등록, API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API 이용 건수는 1억9000만건, 일평균 659만건을 기록하고 있다. 누적 등록계좌수와 가입자수는 각각 6588만좌, 4096만명에 이른다. 서비스별 중복제외 시 가입자는 2032만명, 계좌등록은 4398만좌 수준이다.
오픈뱅킹 전체 가입자 중 79%가 핀테크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했다. 등록계좌도 은행(36%)보다 핀테크(64%) 기업이 압도적이었다. 은행권이 타행 계좌조회나 송금 등 기본적인 서비스에 집중한 반면, 핀테크 기업은 선불충전을 활용한 간편결제나, 자산관리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오픈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은 주로 잔액조회(84.5%)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거래내역조회(8.8%), 출금이체(3%)가 뒤를 이었다. 핀테크의 경우 출금이체가 82.5%로 가장 높았다. 잔액조회(7.5%)와 거래내역조회(6.7%)가 뒤를 이었다.
오픈뱅킹은 은행권을 비롯한 전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은행권은 오픈뱅킹을 통해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최근 은행과 핀테크 기업간 협약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다. 이를 통해 은행들은 기존 사업모델과는 다른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
상대적으로 자본이 부족한 스타트업도 오픈뱅킹 효과로 비용절감이 가능해졌다. 이들은 비용절감을 통해 서비스 혁신에 주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계기가 됐다.
차병주 금융결제원 전자금융부장은 “오픈뱅킹은 은행권과 핀테크 기업 모두에게 공정경쟁 기회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오픈뱅킹은 참가기관 확대로 한층 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서민금융기관과 금융투자회사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금융위는 오는 7~8월 참가 희망기관을 대상으로 참가신청 접수 및 참가절차를 일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12월부터는 준비가 완료된 참가기관별로 순차실시할 예정이다. 적용대상은 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과 7개 서민금융기관, 24개 증권사 등이다.
카드사도 조만간 오픈뱅킹 참여를 위한 협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카드사가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별도로 협의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하려면 오픈뱅킹을 제2금융권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