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20년 넘게 전자서명 시장을 지배해온 공인인증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춘추전국시대가 된 사설인증 시장에 은행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자체 기술을 녹여 독자 인증서를 내놓거나 핀테크 기업과 제휴해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는 식으로 포스트 공인인증서 경쟁에 가세했다.
선두주자는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자체 개발한 사설인증서 'KB모바일인증서'를 내놨다. 이 인증서는 출시 11개월 만에 가입자수가 400만명을 넘어섰다. 은행권에서 소프트웨어 외에 하드웨어에도 보안 기술을 적용한 것은 국민은행이 첫 사례다. KB모바일인증서를 통하면 보안카드나 OTP 없이도 간편 비밀번호 등으로 이체할 수 있다. 주기적인 갱신이 필수인 다른 인증서와 달리 인증서 유효기간이 없는 점도 특징이다. 국민은행은 연내 그룹의 전 계열사에서 사용이 가능하게끔 만든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계열사 중 KB손해보험과만 연동돼 있다.
IBK기업은행은 아톤의 보안매체 솔루션을 적용한 사설인증 'IBK모바일인증서'를 구축했다. 지난해 5월 모바일뱅킹 앱인 아이원뱅크를 개편하면서 기존 공인인증서와 추가 인증수단을 대체할 서비스로 도입한 것이다. 그해 말 기준 아이원뱅크 이용자의 97.6%가 인증서를 발급 받아 사용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공인인증서를 쓸 필요 없이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하루 100만원까지 계좌이체를 할 수 있는 '바로이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 당시 자체 기술로 인증 서비스를 내놓고 간편 로그인과 이체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출시 1년 9개월만에 인증서 발급이 1220만건을 넘어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은행권 일부에선 이미 자체 사설인증서를 구축해오고 있었다. 이를 공인인증서 완전 폐지에 맞춰 보안성과 간편성 등에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 대출 신청 등 스크래핑 방식이 수반되는 업무에선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긴 어렵지만 여러 은행들이 인증수단을 도입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데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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