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면서 금융교육 관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실상 상반기 금융교육이 중단된 가운데 하반기 정상화 여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1사(社)1교(校) 금융교육 프로그램과 관련해 금융회사에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할 것을 안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이 2015년 시작한 1사1교 금융교육은 초·중·고등학교와 금융회사 본점, 지점 등이 자매결연을 맺은 후 금융회사 직원들이 학생들에게 직접 금융에 대해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다.
1사1교는 금융 현장에 있는 금융인들이 직접 강연을 해주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생동감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5년 간 자매결연을 맺은 학교가 7908개에 달할 정도로 1사1교는 성공적인 금융교육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고 학교들의 개학이 연기되면서 1사1교도 사실상 중단됐었다. 최근 학교들이 개학을 했지만 금감원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안전이다”며 “이에 초점을 맞춰서 1사1교 금융교육 진행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학교들이 개학을 했다고 하지만 학교와 교사들인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면밀히 신경을 쓰고 있다. 또 수업 시간, 일수도 조정하고 있다”며 “때문에 섣불리 1사1교 금융교육이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교육은 자매결연을 맺은 학교와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지만 금감원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교육 재개를 결정해야 한다는 안내를 하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1사1교 금융교육에 대해 행여나 금융회사들이 실적이나 경쟁 때문에 교육을 재개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학교 교육이 정상화되고 코로나19와 관련해 안전이 확보됐을 때 1사1교 금융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권고하려는 것이다. 또 금감원은 1사1교 금융교육을 비대면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언제 진정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조만간 금융회사들의 의견도 수렴할 방침이다.

한국예탁결제원도 증권박물관을 통해 학생들에게 금융교육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증권박물관은 코로나19로 인해 휴관인 상황이다. 휴관으로 관람은 물론 박물관에서 진행하던 금융교육도 모두 중단됐다. 예탁결제원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증권박물관에서 진행하던 ‘모아모아 금융교육’도 8월까지 교육이 중단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후 교육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금감원 뿐 아니라 금융회사들의 고민도 깊어 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서울 중구 본점 지하에 은행사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휴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박물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진행했는데 교육 역시 중단됐다. 신한은행이 운영하던 청소년금융교육센터도 내부 수리와 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면서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육센터를 다시 열거나 교육을 재개했다가 자칫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다”며 “금융교육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속이 타는 상황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진정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교육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금융교육 공백기가 발생하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 금융교육이 주목받고 활성화 된 이유는 국민들이 금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금융사기를 당하거나 잘못된 투자 등으로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청소년 시절부터 올바른 금융지식을 알려주기 위해 금융교육이 진행돼 왔다.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금융권에서는 금융교육도 비대면 방식으로 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말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금융 교육 신청을 받았다. 우리은행에서 제작한 어린이 금융교육 애니메이션과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키트를 활용해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방식이다. 또 신한은행은 올해 4월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을 위한 원격수업용 금융교육 영상을 제작해 요청을 하는 학교, 교사 등에 제공하고 있다.
또 일부 금융권 관계자들은 금융교육이 중지된 현재 상황을 내실을 다시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금융교육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향후에는 다시 교육이 재개될 것”이라며 “금융권이 대면 금융교육을 못한다고 가만히 있기 보다는 금융교육용 콘텐츠를 개발하고 교육 커리큘럼을 정비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