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의원 모습 [사진: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김남국 의원 모습 [사진: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김남국 의원이 보유한 가상자산(코인)을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특히 주요 거래가 ‘게임 코인’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메이드, 넷마블, 컴투스 등 P2E(Play to Earn)를 성장동력으로 삼았던 게임사들이 홍역을 앓고 있다. 

게임 코인 로비·내부 정보 제공 등 각종 의혹 제기...게임업계 ''사실 무근"

업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022년부터 위믹스(위메이드), MBX(넷마블), 보라(카카오게임즈) 등 다수의 게임 코인(일명 P2E코인)을 구매하고 거래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60억원 규모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P2E 게임사들이 김 의원에 로비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의원이 P2E 규제 완화에 앞장서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불법인 P2E를 입법화하기 위해 자사 코인으로 로비를 하거나, 상장과 관련된 내부 정보를 제공한 것 아니냐 등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김 의원이 보유한 게임 코인 발행사 위메이드, 넷마블 등은 ‘사실 무근’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위메이드는 로비를 한 사실도, 정보를 제공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넷마블 또한 정보 제공 사실이 일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의원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거래했다고 알려진 위믹스 코인 발행사 위메이드는 장현국 대표가 직접 나섰다. 지난 15일 장 대표는 이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가짜 뉴스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적극 해명에도 위메이드와 넷마블은 여파를 직격으로 맞았다. 위메이드는 일주일 사이 주가가 5만원대에서 4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넷마블도 6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떨어졌다. 이들의 게임 코인인 위믹스와 마브렉스 가격도 일주일 사이 약 15% 안팎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위메이드, 컴투스홀딩스, 넷마블 로고 [사진:각사]
위메이드, 컴투스홀딩스, 넷마블 로고 [사진:각사]

적자에도 'P2E 드라이브' 위메이드·넷마블·컴투스...악재 넘어설까 

위메이드, 넷마블, 컴투스 등 국내 게임사들은 지난 몇 년간 P2E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힘을 쏟아왔다. 특히 위메이드와 넷마블은 올해 자사 대표 IP를 활용한 P2E 신작을 출시해 적자 탈출 기회를 노렸으나 이번 논란으로 악재를 만난 상황이다. 

P2E 선봉장 위메이드는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위메이드는 1분기 매출 939억원, 영업손실 46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기존 게임의 노후화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블록체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인건비, 마케팅비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위메이드는 최근 출시한 나이트크로우의 선전과 향후 출시할 P2E 게임으로 실적을 개선하고자 했다. 앞서 위메이드가 출시한 P2E 게임 미르4 글로벌, 미르M 글로벌 등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실적을 견인한 바 있다. 이에 국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이트크로우도 P2E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적자로 전환한 넷마블도 최근 P2E 신작을 출시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린 상황이다. 넷마블은 지난 1분기 매출 6026억원, 영업손실 282억원을 기록했다. 실적발표에 앞서 넷마블은 지난 4월 자사의 대표 IP ‘모두의마블’을 활용한 신작 ‘모두의마블2:메타월드’를 글로벌 출시했다.

모두의마블은 전세계 2억명이 즐긴 누적 매출 8000억원의 성과를 거둔 슈퍼 IP다. 대표 IP를 P2E로 선보여 MBX 거래량을 활성화하고 글로벌 매출을 끌어올리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모두의마블2 출시 이후 MBX 거래량이 활발하게 늘어났다. 다만 매출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넷마블은 모두의마블을 연내 한국·일본(P2E 제외 버전)에 출시하고,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컴투스 그룹 또한 대표 IP 서머너즈워를 활용한 P2E 신작 ‘서머너즈워:크로니클 글로벌’을 오는 7월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적자로 전환한 컴투스는 지난 1분기 매출 1927억원, 영업손실 148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1분기 중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마케팅비 등의 영향으로 적자를 이어간 것. 크로니클 이외에 다양한 신작 및 P2E 게임을 출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P2E 이미지 [사진:셔터스톡]
P2E 이미지 [사진:셔터스톡]

국내 P2E 입법화 더욱 요원해지나...부정적인 이미지도 우려

업계는 국내 P2E 게임 허용이 더욱 요원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그간 업계는 P2E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주장했고, 최근 정부는 P2E를 살펴보려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국무조정실은 나라장터에 '게임산업 규제 개선 및 진흥방안연구' 용역 입찰공고를 게재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P2E 규제가 오히려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 P2E 산업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어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위메이드, 넷마블, 컴투스 이외에 넥슨,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엔픽셀, 네시삼십삼분 등 대형게임사부터 중소게임사들까지 대다수의 국내 게임사들이 P2E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사실 여부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이번 논란으로 P2E 산업 전체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어졌고, P2E 사업을 진행한다는 이유만으로 국내 게임사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증가했다"며 "연관됐다는 이유만으로 주가와 코인 가격이 하락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명확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김 의원 코인 사태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국민의힘은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TF는 김 의원의 위믹스 등 코인 보유 내역과 거래 시기 등을 주요하게 살피는 한편 코인 업계 전반의 잘못된 관행도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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