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의원 모습 [사진: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김남국 의원 모습 [사진: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김남국 의원의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게임 업계로 번지고 있다. 의혹, 로비설, 신경전, 반박이 이어지면서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게임 업체들이 공을 들여온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생태계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여파로 게임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5일 언론보도를 통해 김남국 의원이 가상자산 위믹스를 보유했었던 사실이 알려졌다. 김 의원은 2022년 1~2월 위믹스를 구매해 최대 약 83만8000개를 보유했다. 그리고 이를 다른 지갑으로 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믹스는 게임사 위메이드가 싱가포르 위믹스 법인을 통해 2020년 처음 발행한  P2E 코인이다. 위믹스는 지난해 연말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논란이 됐었다. 하지만 위메이드가 위믹스 생태계의 지속적인 육성을 강조하고 올해 2월 코인원이 위믹스를 재상장하면서 반등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사진:위믹스]
[사진:위믹스]

P2E는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개념으로 사용자가 게임을 하며 획득한 자원, 아이템 등을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자산화하는 모델이다. 수년 전부터 많은 게임사들이 P2E에 관심을 갖고 기술개발과 생태계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김남국 의원의 논란이 불거진 초기에는 P2E 보다는 가상자산 보유 자체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런데 김 의원이 다른 P2E 코인을 거래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가상자산 업계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위믹스 외에도 넷마블의 마브렉스, 젬허브, 자테라, 보물, 카카오게임즈의 보라 등을 거래했다.

이중 마브렉스의 경우 2022년 5월 6일 빗썸에 상장되면서 가격이 6만5000원대까지 크게 상승했다. 김 의원은 마브렉스 가격이 4만1000원대에 거래되던 4월 21일부터 빗썸 상장 당일까지 2만5000여개 마브렉스를 클레이스왑 등으로 확보했다.

이는 당시 시가를 기준으로 10억원에 달하는 물량으로 김 의원이 거액을 투입한 것에 의혹이 제기됐다. 상장 정보를 미리 알았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에 게임 업계 로비설이 제기됐다. 10일 한국게임학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위믹스 투자 여부를 전수 조사해야 한다”며 “몇 년 전부터 P2E 업체와 협회, 단체가 국회에 로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주장했다. 12일에는 하태경 의원(국민의힘)이 페이스북을 통해 202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P2E 코인 입법로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의혹에 게임 업계는 강력히 반박했다. 11일 위메이드는 공식 입장을 통해 “로비는 사실무근”이라며 오히려 한국게임학회에 2020년부터 각종 학술발표대회 등에 후원을 했다고 반박했다.

[사진: 넷마블]
[사진: 넷마블]

12일에는 넷마블이 마브렉스와 관련해 “김남국 의원을 포함해 어느 누구에게도 사전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일체 없다”며 “2022년 1분기에 마브렉스 상장 계획을 공지했기에 2022년 4월 무렵에는 이미 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바 이는 전혀 가치 있는 정보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12일 김 의원이 일부 코인을 에어드롭 방식으로 받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계속됐다. 에어드롭은 가상자산 거래소나 발행회사가 이벤트, 마케팅 차원에서 코인 보유자에게 투자 비율 등에 따라 신규 코인을 무상으로 주는 것이다. 때문에 게임사들이 김 의원에게 에어드롭으로 코인을 준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김 의원은 법적 대응을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에어드롭은 클레이스왑이라는 가상자산 예치서비스를 통한 것이다”라며 “가상자산 트랜잭션을 보면 들어가고 나가고 전부 투명하게 나온다. 황당한 기사를 쓰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위믹스 투자자들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를 고소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법무법인 광야는 20여명 위믹스 투자자들을 대리해 지난 11일 서울남부지검에 장현국 대표를 고소했다. 이들은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발행, 판매하는 과정에서 허위사실로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당분간 이같은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치공세를 강화하며 폭로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김남국 의원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14일 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탈당 의사를 밝혀 조사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또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검찰 등이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가 확대될 경우 관련 게임업체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가 수사로 전환될 경우 게임업체들에 대한 압수수색, 관계자 소환 가능성도 있다.

게임 업계는 이번 논란으로 P2E 전반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 커뮤니티에서는 P2E 코인 투자자들이 게임 업체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P2E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수년 간 쌓아온 P2E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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