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딘(왼쪽)과 블레이드앤소울2(오른쪽) 이미지 [사진:각 홈페이지 갈무리]
오딘(왼쪽)과 블레이드앤소울2(오른쪽) 이미지 [사진:각 홈페이지 갈무리]

[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국내 모바일 게임의 대표 비즈니스모델(BM)인 ‘페이투윈(Pay to Win, P2W)’ 구조에 불만을 가진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페이투윈은 게임에서 승리하는데 필요한 아이템을 현금으로 구매하는 구조를 말한다. 돈을 쓸수록 게임 캐릭터의 능력이 높아지고 성능이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희박한 확률로 성능이 좋은 아이템이 나오는 ‘확률형 아이템(뽑기 시스템)’도 이 페이투윈 구조에 속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7년 페이투윈 시스템을 도입한 리니지M을 선보이며 대박을 터트렸다. 이후 엔씨소프트는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한 리니지2M을 선보였고 현재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견인하는 대표 게임으로 성장했다. 엔씨소프트의 성공 이후 유사한 BM을 탑재한 게임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페이투윈은 국내 모바일 게임의 대표적인 BM으로 자리잡았다.

 국내 게임사들은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부터 1인칭 슈팅게임(FPS), 서바이벌, 전략, 캐주얼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좋은 아이템을 얻고자 결제를 하는 국내 이용자들의 성향과 맞아 떨어지면서 매출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캐릭터를 육성하는 MMORPG 경우 페이투윈을 적극 도입했는데 이러한 게임들은 리니지와 비슷하다는 의미로 ‘리니지류(리니지라이크) 게임’이라고도 불린다. 리니지M의 성공 이후 국내 모바일 게임은 기존 흥행 공식을 답습한 게임들이 계속 양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페이투윈 BM을 도입한 게임에 대해 피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리니지류 게임은 이제 지겹다’, ‘더이상 한국 게임을 하지 않겠다’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 ‘트릭스터M’, 넷마블 ‘제2의 나라:크로스 월드’, 카카오게임즈 ‘오딘:반할라 라이징’ 등 올해 출시된 모바일 게임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트릭스터M은 '외향만 귀여워진 리니지'라는 혹평과 함께 반짝 흥행에 그쳤다. 지나친 과금 유도, 확률형 아이템 등이 리니지와 똑같다는 비판을 받았다. 제2의나라는 흥행에 성공해 순항중이지만 리니지류 게임이라는 비판을 피하진 못했다.

현재 4년 만에 리니지M을 밀어내고 모바일 게임 1위를 차지한 오딘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오딘은 일각에서 오딘은 ‘북유럽풍의 리니지’라고 불리는데 리니지식의 BM구조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딘은 과금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에 오딘이 매출 1위를 이어가기 위해선 리니지와는 다른 과금 구조가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이 유지될 경우 이용자들이 유사한 게임으로 언제든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모바일 게임의 성공 공식으로 자리잡은 페이투윈 구조에 불만을 가진 목소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용자들은 경쟁을 부추기고 지나친 과금을 부르는 페이투윈 구조를 도입한 게임을 비난하고 외면하기 시작했다.

이는 엔씨소프트가 출시한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앤소울2(블소2)를 통해 확인됐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트릭스터M을 출시했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을 얻지 못하면서 이를 만회하고자 하반기 신작 블소2를 출시했다.

그러나 블소2는 출시되자마자 이용자들에게 혹평을 받으며 외면당했다. 이용자들의 실망은 엔씨소프트 주가에도 드러났는데, 블소2 출시 이후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연속 하락하며 약 4조원이 증발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시스템을 개편하는 등 이용자를 사로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획일화된 BM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 리니지류의 페이투윈 BM이 아닌 새로운 BM을 찾아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이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해서도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니지M의 성공 이후 다수의 게임사들이 안정적인 길을 택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사건들로 업계도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대안 BM이 없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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