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1에서 연설 중인 메리 바라 GM CEO [사진: 한국지엠]

[디지털투데이 김현우 인턴기자] 북미 최대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향후 2035년까지 모든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중단, 전기차로 전면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한국지엠은 아직까지 전기차 생산 물량을 배정받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메리 바라(Mary T. Barra) G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8일(현지시각) "2035년까지 디젤 및 가솔린 자동차, 트럭, SUV의 생산을 중단할 것"이며 "이를 통해 오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향후 목표를 밝혔다.

더불어 "2030년까지 미국 공장 가동에 100% 재생에너지만 사용하고, 2035년까지 이를 전세계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앞선 계획보다 5년 앞당겨진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GM은 향후 5년간 미래차 연구개발(R&D) 분야에 270억달러(약 30조150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GM은 이전부터 전기차를 통해 무공해를 달성한다는 '트리플 제로 비전'(Triple Zero Vision)을 채택했지만, 구체적인 시한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 당선에 따라 미 정부의 친환경 정책 추진이 확실시 되자, 정부 기조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빠르게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GM은 2025년까지 30여 종의 전기차 라입업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으로, 이를 위해 LG화학과 손잡고 미국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또한 볼트 EV·EUV는 미국 오리온주 공장, 허머 EV와 자회사 크루즈(Cruise)의 자율주행차 오리진(Origin)은 디트로이트 햄트릭주 공장, 캐딜락 리릭(Lyriq), 혼다와의 크로스오버 차량은 테네시주 공장 등으로 생산 기지마다 전기차 물량을 배정하고 있다.

[사진: 위키미디어]

반면, 한국지엠의 경우, 전기차 생산 경험과 설비를 갖췄음에도 아직까지 배정 물량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지엠은 과거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통해 스파크(Spark), 볼트 EV 개발을 주도했고, 스파크 EV를 창원 공장에서 생산한 적 있어 전기차 생산 인프라 역시 갖추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기차 자체 생산 없이 볼트EV만 본사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향후 생산 예정 차량에도 전기차는 없다.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28일 참석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포럼에서 "경영정상화 계획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을 뿐, 전기차 배정과 관련해서는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은 노사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 측은 부평2공장을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삼고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 EV를 생산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GM이 밝힌 30종의 신형 전기차 중에서 한국지엠 공장에 생산이 배정된 사례는 아직 없다. GM이 전기차로 체제 개편을 추진하는 마당에 한국이 이러한 추세에서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지엠 측은 "아직 한국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글로벌 전기차의 생산 계획이 단계적으로 발표되고 있어, 노사 관계를 잘 정립하고 한국지엠의 연구개발과 엔지니어링 능력 등을 강조하는 등 본사를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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