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텔레콤 본사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주주들에게 경영성과, 사업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텔레콤 본사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주주들에게 경영성과, 사업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KT스카이라이프가 사실상 현대HCN 인수에 성공하면서 KT계열이 유료방송 시장 지배적 사업자 위치를 굳히게 됐다. 이에 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계열)이나 LG유플러스의 추가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벌써부터 점쳐지고 있다. 현재 매물로는 CMB와 딜라이브가 있다.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로 자금의 여유가 없는 LG유플러스 보다는 티브로드와의 합병을 통해 자금을 아낀 SK텔레콤이 바로 M&A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812만2670명으로 시장 점유율은 24.17%다. LG유플러스 계열(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의 시장 점유율은 24.91%,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은 31.52%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에 최종 성공할 경우 KT계열의 점유율은 35.47%다. 2위 LG유플러스 계열과 10%포인트 넘게 차이를 벌리며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굳건히 하는 것이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3위인 SK텔레콤의 경우 현대HCN 인수에 관심이 많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평소 증권업계 관계자들에게 유료방송 3위는 싫다며 1위를 차지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KT스카이라이프와의 경쟁에서 패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M&A에 실패한 SK텔레콤의 경우 추가 M&A에 나설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8VSB 가입자가 많아 가입자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CMB보다는 SK텔레콤이 딜라이브에 더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 다만, 딜라이브가 차입이 많은 만큼 이를 반영해 인수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가 합리적 검토를 통해 현대HCN 인수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며 “특별한 입장은 없으며, 앞으로도 IPTV와 케이블TV의 성장을 도모하고 국내 미디어 생태계 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과기정통부가 변재일 의원실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현대HCN 연간 영업이익은 397억원이다. 매각으로 나와 있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이하 SO) 중 가장 영업이익이 높다. 딜라이브의 경우 연 321억원이고, CMB의 경우 연 132억원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현대HCN의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132만8445명(시장 점유율 3.95%)이다.

CMB의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는 154만439명(시장 점유율 4.58%)이다. 딜라이브의 가입자는 200만7715명(시장 점유율 5.98%)이다. 현대 HCN의 경우 가입자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영업이익은 물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역시 높기 때문에 알짜매물이라고 불렸다. 

딜라이브는 가입자가 많고 ARPU가 높은 편이지만 부채가 많은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다. CMB는 상대적으로 매물 가격이 저렴하지만 가입자의 ARPU나 영업이익이 너무 낮은 것이 단점이다. CMB의 경우 8VSB(8-level vestigial sideband, 디지털방송 전송방식의 하나로, 디지털TV를 보유한 아날로그방송 가입자도 기존 아날로그 요금으로 별도의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 신호만 변환하면,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는 방식) 가입자가 많은 것도 약점이다.

한편, SK텔레콤이 딜라이브나 CMB를 인수할 경우 바로 LG유플러스 계열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선다. 

[표 : 과기정통부]
[표 : 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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