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사옥 [사진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사옥 [사진 : LG유플러스]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유플러스가 경기도 성남시 (성남·분당·판교 지역)를 방송권역으로 하는 개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아름방송네트워크(이하, 아름방송) 인수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딜라이브 일부 서울 4개 권역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성공할 경우 SK계열(SK브로드밴드+딜라이브 일부)은 LG유플러스계열(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을 가입자 수 기준, 조금 앞서게 된다. (관련기사/ [단독] SKT, 딜라이브 4개 권역 인수 추진...성공시 점유율 2위

아름방송 가입자는 약 20만이기 때문에 LG유플러스가 아름방송을 인수시 LG유플러스 계열은 딜라이브 일부를 품에 넣는 SK계열을 다시 넘어선다. 하지만 LG유플러스와 아름방송의 경우 가격을 놓고 의견 차이가 커 협상 타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아름방송 인수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다른 SO 인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2일 IB(투자은행) 및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딜라이브 일부 서울 인수가 알려진 직후 아름방송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아름방송은 2000년대 KT의 관로 소송으로 자체 관로 구축을 하는 등 네트워크 인프라가 있다”며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LG파워콤때 아름방송과 관로 관련 분쟁이 있었고,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사업자이기 때문에 인수 관련 태핑(Tapping, 수요예측)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가격 차이가 너무 커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6개월 평균) 아름방송 유료방송 가입자는 약 20만명 수준이다. 가입자당 40만원 수준으로 계산할 경우 아름방송의 기업 가치는 약 800억원 수준이다. 아름방송의 경우 CMB가 부르는 가격인 4000억원~5000억원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름방송은 1997년 경기도 성남시를 방송권역으로 설립된 SO다. 수도권은 지방보다 경쟁이 심하고 IPTV 등 인터넷 환경이 잘 발달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분당, 판교 신도시가 있는 성남시 권역은 수도권 중에서도 소득 수준이 높은 편이다. 아름방송의 경우 8VSB(8-level vestigial sideband, 디지털방송 전송방식의 하나로 디지털TV를 보유한 아날로그방송 가입자도 기존 아날로그 요금으로 별도의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 신호만 변환하면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는 방식) 가입자가 많은 편이지만, LG유플러스는 성남시 권역의 소득수준이 높기 때문에 고ARPU(가입자당평균매출) 가입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6개월 평균) 기준,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산한 KT계열의 가입자수는  1097만명,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을 더한 LG유플러스계열의 가입자수는 870만명, SK브로드밴드 가입자 수는 852만명이다.

이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에서 KT계열은 31.72%, LG유플러스 계열은 25.16%, SK브로드밴드는 24.6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한다. 만약 SK텔레콤이 딜라이브 서울권 4개 권역 인수해 성공할 경우 해당 권역은 가입자가 약 27만명이기 때문에 딜라이브를 품은 SK계열은 가입자 879만명으로 LG유플러스를 근소하게 넘어선다. 하지만 다시 LG유플러스가 아름방송 인수에 성공할 경우 아름방송을 품은 LG유플러스 계열은 가입자 890만명으로 SK계열을 재역전한다. 

현재 SK텔레콤은 딜라이브 서울 4개 권역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가격에서 딜라이브와 이견이 있다. 딜라이브 4개 권역 가입자는 27만명 수준인데 가입자를 35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기업가치는 945억원, 가입자를 30만원으로 추산할 경우 810억원 수준이다. SK텔레콤은 800억원~900억원대도 비싸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LG유플러스와 아름방송은 나름 인연도 있다. LG유플러스  유선사업부문 전신인 초고속인터넷 기업 LG파워콤은  2008년, 아름방송 관로를 몰래 여러 차례 사용한 것이 드러나 사과했다. 아름방송은 KT가 ‘임대한 관로설비는 방송용으로만 써야 한다’는 당초 계약을 어겼다며 제기한 소송에 패소 한 이후로 50억원의 벌금을 내고, 지난 2005년 성남시 전역에 광케이블 관로 설치 공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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