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任正非ㆍ75)는 "나는 화웨이의 정신적인 리더가 아니라 한명의 꼭두각시 리더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런정페이 화웨이 CEO (사진=화웨이)
런정페이 화웨이 CEO (사진=화웨이)

런정페이는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런정페이가 화웨이의 확고한 리더이자 정신적인 리더'라는 지적에 대해 화웨이는 3명의 순회 회장들이 이끌고 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고 이 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런정페이는 인터뷰에서 "나는 단지 절에 있는 점토로 만든 불상처럼 상징적인 역할만 한다"면서 "그것(점토 불상)이 없으면 절은 빈 것처럼 되지만 그것은 실제로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 내가 화웨이에 있건 없건 간에 실질적인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런정페이의 이런 발언은 그가 최근 화웨이의 주요 자회사인 상하이화웨이테크놀로지(상하이화웨이)의 이사직에서 물러난 것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런정페이의 상하이화웨이 이사 사임 소식에 그가 조만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화웨이는 중국의 주요 지역별로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상하이화웨이도 이 가운데 하나다.

런정페이는 인터뷰에서 "나는 일개 노인에 불과하다"면서 "나의 가장 큰 희망은 카페에서 방해받지 않고 커피를 마시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를 꺼려온 런정페이는 "생존은 단지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수많은 문제와 관련이 있다. 나는 내부의 일에 관심을 기울였다"면서 "나의 주요 기여는 어려운 시기에 회사가 힘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런정페이는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는 자신의 딸이자 화웨이의 부회장인 멍완저우(孟晩舟)를 보고 싶냐는 질문에 대해선 "물론 그리워한다, 우리는 가족"이라면서 "그러나 내가 그를 그리워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단계적으로 극복해야 할 법적인 과정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는 작년 5월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에 대해 미국산 반도체 부품 공급을 제한하는 등의 제재를 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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