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헬로비전(구 CJ헬로)이 LG유플러스에 인수된 이후 자사 알뜰폰 신규 가입자를 LG유플러스의 망으로 유치하기 위해 유통점에 차등 리베이트(판매장려금)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불거지자 LG헬로비전은 현재 리베이트 관련 정책은 일부 축소했지만, 유심 요금제(온라인용 할인 요금제)는 LG유플러스 망 가입자에게 한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지속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LG헬로비전의 알뜰폰 사용자를 부당하게 LG유플러스로 유인해서는 안된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수 조건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 망 이용자 순증 자체는 문제는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부당행위가 있었는지를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2일 이동통신 및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LG헬로비전의 LG유플러스망 가입자는 2만1000명 수준이다. 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에 인수된 이후 지난 1월부터 LG유플러스 망 가입자 모집을 시작해 1월 말 3000명 정도를 모았고, 2월 한달간 1만8000명 정도의 LG유플러스 망 가입자를 유치한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시기 LG유플러스의 KT망 가입자는 약 2만4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LG헬로비전 사옥 (이미지=LG헬로비전)
LG헬로비전 사옥 (이미지=LG헬로비전)

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LG헬로비전→LG유플러스+LG헬로(LG유플러스망)+미디어로그(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인수 전인 지난해 12월 5297건이었지만 올해 1월 6079건으로 늘었고, 2월 8719건 (2019년 12월 대비 65% 증가), 3월 8328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LG헬로비전의 CJ헬로 시절 때는 가입자 중 KT 망 가입자 비중이 90%, SK텔레콤 망 가입자 비중이 10%였다. LG헬로비전에서 KT 망이나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던 가입자가 LG유플러스 계열로 이동하는 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LG헬로비전이 지난해 12월 15일경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리베이트를 LG유플러스 망 가입자를 유치할 경우만 같은 단말 기준 5만~7만원 정도 더 지급하는 것으로 갑자기 바꿨다”며 “방통위의 감시가 이어지자 현재 잠잠해졌지만 유심요금제(온라인용 할인 요금제)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계속 팔고 있다. 온라인 유심요금제를 오프라인에서 LG유플러스망 가입자만 대상으로 판매하는 것이 문제다. 오프라인 매장에게 수수료를 줘야 하기 때문에 적자일 수밖에 없는데, 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 망 가입자를 모이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기존 LG헬로비전 알뜰폰 가입자가 KT나 SK텔레콤 상품으로 이동할 경우, 본사가 유통점에게 리베이트를 차감한다는 의혹도 나왔지만 LG헬로비전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리베이트 차감의 경우 KT와 SK텔레콤 가입자가 LG유플러스 망으로 이동할 때에만 해당된다”며 “이에 따라 KT와 SK텔레콤에 유리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3년 뒤 LG헬로비전을 합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A 당시에는 일단 방통위의 심사를 피하기 위해 인수만 했지만, 결국 시너지를 위해 타사처럼 합병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LG헬로비전의 알뜰폰 가입자 LG유플러스 망 유인이 문제로 지적되는 이유는 3년 뒤 양사가 합병했을 때 LG유플러스 망 알뜰폰 가입자가 LG유플러스 MNO(이동통신)가입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LG헬로비전 관계자는 “LG헬로비전 신규 가입자 중 LG유플러스 망 이용자 비율이 높은 이유는 사명에 LG가 들어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입자들이 LG유플러스 망을 선택하는 것으로 본다”며 “온라인 유심 요금제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판매할 수 없다는 규정이 없다. 판매에 문제가 없다. LG헬로비전은 소비자들이 이통3사 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 관계자는 “KT망 이용자가 순감했거나 LG유플러스 망 이용자 순증 그자체를 문제로 볼 수는 없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부당행위가 있었는지는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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