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네이버와 우아한형제들이 일본 배달 시장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일본 최대 배달 서비스 업체 데마에칸을 인수한 가운데, 우아한형제들 역시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서비스 개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과거 네이버와 우아한형제들은 일본 배달 시장에 함께 진출한 동지였다. 2014년 라인과 우아한형제들은 합작법인 ‘라인브로스’를 설립하고 도쿄 일부 지역에서 고급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1년 만인 2015년 서비스를 종료하며 사업을 접었다. 이후 라인은 일본에서 자체 배달 서비스 ‘라인델리마’를 선보였다.

자회사 라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네이버는 2017년 우아한형제들에 350억을 투자하며 협력 관계를 다졌었다. 당시 두 회사는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과 소상공인 지원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했는데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이 딜리버리히어로와 인수합병을 추진한 뒤 네이버는 투자금을 회수한 바 있다. 여기에 네이버가 '간편주문'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두 회사의 관계자는 동지에서 경쟁자로 바뀌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일본 배달 서비스 시장 1위 업체인 데마에칸을 인수한다. 인수를 위해 라인과 네이버의 계열사 네이버 J허브가 각각 1700억원씩 총 3400억원을 투자한다. 

데마에칸은 연간 주문 건수 3000만건, 이용자 320만명, 가맹점 2만 곳을 갖춘 일본 최대 배달 서비스 업체다.

라인은 2016년에도 데마에칸 운영사 유메노마치소우조우인카이 주식회사 지분 20%를 인수하고 데마에칸과 지속해서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해 왔다. 이어 2017년에는 자체 배달 서비스 ‘라인델리마’를 선보였다.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라인에 배달 서비스를 붙인 형태인데 이번 데마에칸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라인은 오는 5월 증자 절차를 거쳐 라인 ID와 데마에칸 ID를 통합해 종합 푸드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아한형제들도 최근 본사 채용 사이트에 일본 서비스 개발자 공고를 냈다. 3년 이상 경력을 가진 안드로이드, iOS,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다. 일본 시장 재진출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우아한형제들과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2014년 11월 합작법인 ‘라인브로스’를 설립하고 선보였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라인와우’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현지 서비스를 기획하는 단계로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과거 일본 시장에 진출했을 때는 음식 배달 시장이 주목받지 못했지만 우버이츠 등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현지 배달앱 이용률이 전보다 늘어난 추세”라며 “이를 바탕으로 일본 시장 진출을 전제로 한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는 팀을 꾸리는 단계다. 어떤 서비스를 선보일지는 향후 세부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