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애증의 싸이월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전제완 대표가 투자업계를 통해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문만을 남긴 소식을 마지막으로, 싸이월드는 다시 동굴로 숨었다.

현재 싸이월드는 접속은 되지만, 이미지가 손상되는 등 여전히 불안정 상태다.

자기 자신을 이유로 가격 높인 전제완 대표, '600억원은 무리한 가격 부풀리기'

전 대표가 예상 매각가로 밝힌 금액은 약 600억 원. 당초 기업 가치는 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싸이월드가 미국 기업인 ‘에어(Aire)’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 진출이 용이해 상향 조정했다는 것. 

하지만 법인 위치만 미국일뿐, ‘에어’의 창업자는 전제완 대표 그 자신이다. 이미 유튜브와 틱톡, 인스트그램 등으로 동영상 기반 SNS 생태계가 확고하게 굳어진 상황에서 ‘에어’ 자체의 비즈니스 모델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싸이월드 가격 부풀리기는 무리한 베팅이다.

SNS 서비스 관계자는 “싸이월드가 가진 사용자 데이터가 탐나긴 하지만 600억원은 너무 크다”라고 지적했다. 

송파구 소재 싸이월드 본사(9층) (사진=석대건 기자)
송파구 소재 싸이월드 본사(9층) (사진=석대건 기자)

또 데이터의 가치에 대해서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이 하루 중 사진첩을 얼마나 꺼내보겠냐”며, “새로운 데이터 유입이 되지 않는 플랫폼은 이미 죽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싸이월드는 라스트마일”이라고 말했다. 라스트마일(Last mile)은 ‘독방에서 사형 집행 장소까지 죄수가 걸어가는 거리로, 타인과 공유되지 않는다. 공유되지 않는 데이터는 비즈니스 가치를 상실한다.

게다가 싸이월드 회원들의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보안 문제가 대놓고 거론되는 상황에서 핀테크 사업도 위험하다. 반대로, 핀테크 기업이 ‘뚫린 그물망’을 거액을 주고 구입할 이유는 없다. 쓰면 쓸수록 구멍은 더 커진다.

싸이월드, 이미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은 거의 상실

망설이는 이유는 또 있다. 

싸이월드 이용자, 즉 가입자는 2019년의 트렌드를 이끄는 계층이 아니라는 것. 서비스 관점에서 볼 때, 1020세대와 3040세대의 데이터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전자라는 것이다.

관계자는 “싸이월드 계정이 있는 3040은 인스타그램·페이스북 계정도 있는데, 인스타·페북 계정이 있는 1020은 싸이월드 계정이 없다”며, “1020은 이미 좋은 사이버 공간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굳이 불편한 싸이월드를 찾을 이유가 없다는 것.

싸이월드의 대표 서비스인 미니홈피에는 여전히 2천만 명이 넘는 사용자의 이미지와 글이 담겨 있다. (사진=싸이월드)
싸이월드의 대표 서비스인 미니홈피에는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환경 변화에 실패했다. (사진=싸이월드)

그나마 희망 고문은 적어도 월 100만 명은 싸이월드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분석사이트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9월 싸이월드의 순이용자수(MAU)는 약 9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서도 아이러니한 점은 모바일 접속자수는 67만명으로, PC 접속자수인 31만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PC로 싸이월드를 이용하던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접속하고 있는 셈.

해당 관계자는 “인수하면 유지비까지 끌어 안아야할텐데 600만원이면 고려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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