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싸이월드가 사라졌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도메인 검색 서비스에 따르면, 싸이월드 도메인 주소는 11월 12일 만료될 예정이다. 싸이월드 도메인 주소가 마지막으로 갱신된 시점은 2018년 8월 14일이다.

예고도 없이 사라진 싸이월드

아직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종료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밝혀지지 않았다. 공지 없이 종료된 이상 싸이월드는 ‘회사가 통제하기 곤란한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서비스 제한 또는 중단이 필요한 경우’에 처했다고 보인다.

싸이월드 이용약관 10조(서비스의 변경 및 중단) 3항에 따르면, 회사는 서비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한하거나 중단 시 사전에 공지해야 한다. 그러나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경우에는 사후에 공지합니다’라고 적고 있다.

제한 및 중단이 가능하다고 열거된 사유는 ▲ 1. 서비스용 설비의 확장, 보수 등 공사로 인한 부득이한 경우 ▲ 2. 회사가 통제하기 곤란한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서비스 제한 또는 중단이 필요한 경우 ▲ 3. 회원이 회사의 영업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 4. 정전, 제반 설비의 장애 또는 서비스 이용량의 폭주 등으로 정상적인 서비스 이용에 지장이 있는 경우 ▲ 5. 새로운 서비스로의 교체, 개별 서비스를 회사가 운영하는 다른 사이트로 이전하는 등 회사의 서비스 운영정책상 서비스의 제한 또는 중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 6. 제휴업체(BP)와의 계약종료 등과 같은 회사의 제반사정으로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 ▲ 7. 기타 천재지변, 국가비상사태 등 불가항력적 사유가 있는 경우다.

(사진=싸이월드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싸이월드 홈페이지 갈무리)

‘내 데이터 보존’ 가능성은?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

한 때 싸이월드를 자주 찾았던 이 모 씨(35세)는 “다시 시작한다길래 굳이 탈퇴까지는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없어질 때 없어지더라도 사진은 받게 해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전했다.

그렇다면 사용자는 싸이월드로부터 과거 데이터를 돌려 받을 수 있을까?

DB업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는 싸이월드 데이터센터에 모두 저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버 공격이나 천재지변에 의한 파괴가 있지 않는 이상, 사라지진 않았다는 것. 

관계자는 “작은 사이트의 경우, 도메인과 함께 데이터도 함께 맡기기 때문에 연장을 하지 않으면 데이터도 위험하지만, 싸이월드처럼 큰 기업은 따로 관리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싸이월드 이용약관 13조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사용자에게 동의를 받아 별도의 보상을 제공하고 게시물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려는 비즈니스를 시도하기도 했다. 또 게시물 저작권이 사용자에게 있기 때문에 집단 소송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싸이월드가 비상식적이었다는 것. 

이미 싸이월드 초기 개발자는 회사를 떠난 상태로,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도 임금 체불 소송에 걸려 있다. 해당 관계자는 “수습할 개발자도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싸이월드는 삼성벤처투자로부터 50억 원의 투자를 받은 이후에도 뉴스큐레이션 ‘뉴스큐’, 가상화폐 ‘클링’ 등을 내놨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사라졌다. 이점을 고려한다면 싸이월드가 다시 정상 궤도로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싸이월드와 같이 국내 1세대 인터넷 포털이었던 ‘드림위즈’도 지난 6월 20년 간 운영해 온 메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송파구 소재 싸이월드 본사(9층) (사진=석대건 기자)
송파구 소재 싸이월드 본사 내 관리 인력만 남아 근무하고 있다. (사진=석대건 기자)

같은듯 다른 ‘드림위즈’, 마지막까지 사용자 데이터 보존권 주려 노력해

당시 김수현 드림위즈인터넷 대표는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서비스를 유지하기가 불가능”하고, “메일 제공사에 서비스 대금을 지불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며 사용자의 데이터 백업을 알렸다.

김 대표는 “언제 서버가 멈출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위태위태하게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보다 안정적인 타사 서비스로 이관해 편하게 메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드림위즈는 공식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약 한 달의 추가 기간을 통해 사용자에게 데이터 선택권을 제공했다. 

한 때 1000만 가입자를 자랑하며 ‘너무 빠른’ SNS 시대를 열었던 싸이월드가 데이터를 인질로 불명예 퇴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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