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싸이월드는 결국 낭떠러지로 걸어가는 것일까?

복귀 계획도, 출구 전략도 내놓지 않는 싸이월드는 자신의 경영 실패를 증명이라도 하듯, 갈팡질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싸이월드, 응원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지난 11일 싸이월드는 특별한 공지 없이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되지 않기 시작했고, 11월 12일 만료 예정인 도메인 주소도 연장하지 않아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게다가 삼성벤처투자로부터 50억 원의 투자를 받은 이후 뉴스큐레이션 ‘뉴스큐’, 가상화폐 ‘클링’ 등을 내놨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다수 개발자도 싸이월드는 떠났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했다. 또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는 임금 체불 소송까지 걸려 있어, 수습할 여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는 말이 돌았다.

그러나 싸이월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서비스 복구 의사를 전하고 14일 오후부터 서버 복구를 진행해 15일 싸이월드 웹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가능케 했다. 추진 사업인 블록체인 프로젝트 '클링' 홈페이지도 복구됨에 따라, 적어도 연기처럼 사라지는 일은 없었다. 

싸이월드의 대표 서비스인 미니홈피에는 여전히 2천만 명이 넘는 사용자의 이미지와 글이 담겨 있다. (사진=싸이월드)
싸이월드의 대표 서비스인 미니홈피에는 여전히 2천만 명이 넘는 사용자의 이미지와 글이 담겨 있다. (사진=싸이월드)

문제는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다시 잡느냐는 것.

싸이월드는 당초 서버 복구 후 공지를 통해 현 상황과 계획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깜깜무소식이다. 이런 불안한 모습에 과거 싸이월드 가입자들은 처음에는 응원했지만, 다시 마음을 돌리는 모양새다.

35세 사용자 김 씨는 “가끔 로그인하는 수준으로 정을 붙이고 싶어도, 말도 없이 사라질 서비스를 어떻게 쓰겠냐”며 불만을 내비쳤으며, 44세 사용자 오 씨는 “백업이라도 얼른 해야겠다”고 전했다.

결국, 답답한 건 네티즌뿐

시그마체인은 싸이월드 데이터 무상 백업 서비스를 내놨지만, 싸이월드가 거절할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시그마체인 홈페이지)
시그마체인은 싸이월드 데이터 무상 백업 서비스를 내놨지만,
싸이월드가 거절할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시그마체인 홈페이지)

하지만 싸이월드는 데이터 백업도 쉽게 허락하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싸이월드 데이터베이스 총괄 임원 출신인, 현재 시그마체인을 운영하는 곽진영 대표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싸이월드 이용자를 위한 데이터 무상 백업 서비스를 내놓으며 사전 신청자를 받았다. 그러나 사용자 데이터 백업 역시 싸이월드와 함께 진행해야 가능할 작업. 

하지만 서버 유지 작업조차 어려워 자체적으로 백업 서비스를 내놓을 수 없는 싸이월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과기정통부에 서비스를 지속하겠다고 밝혔으나, 말이 없는 상황에서 답답한 건 네티즌뿐. 

업계 관계자는 “자본이 부족하면 크라우드 펀딩으로 일시 자금을 모아본다거나, 개발자가 없으면 기관이나 협회 차원에서 지원을 요청하는 등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시도해야 하는데, 싸이월드는 숨고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마도 암암리에 데이터 기반 서비스 모델로 투자자를 만나거나, 과거 사용자 데이터를 넘기는 조건으로 유통이나 다른 인터넷 기업에 인수도 타진할 것 같은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설령 일정 금액에 팔리더라도 전제완 대표는 실패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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