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 지능(AI) 스피커, 커넥티드 카 등 오디오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화 되면서 음악, 오디오북, 강연, 방송 등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는 동영상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고 운전이나 업무 등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라디오처럼 진행자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팟캐스트(Podcasts)’가 대표적인 오디오 콘텐츠인데, 스마트폰 대중화에 힘입어 아마추어 제작자 참여가 증가하고 소소한 일상을 주제로 한 방송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넷플릭스·애플·아프리카 TV 등 글로벌 ICT 기업은 오디오 콘텐츠 경쟁력에 주목하며 오디오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풍부한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ICT(정보통신기술) Brief 보고서에서 인용한 테크 앤 미디어 아웃룩 2016(tech and media outlook 2016)에 따르면 미국 성인이 하루 평균 소비하는 시간은 31시간 28분으로 물리적 시간인 24시간보다 7시간 28분을 더 초과해 소비한다. 특히 7시간 28분은 오디오 콘텐츠를 들으며 운동, 운전, 회사 업무 등 한 번에 두 가지 이상 일을 동시에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OVUM에 따르면 글로벌 팟캐스트 시장은 2018년  7240만 달러 규모에서 2020년 1억 달러를 돌파해 2022년 18억48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인사라운지’에서 열렸던 ‘지니뮤직 24비트 FLAC음원 청음 행사’에서 지니뮤직 직원들이 FLAC 음원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사진=KT)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인사라운지’에서 열렸던 ‘지니뮤직 24비트 FLAC음원 청음 행사’에서 지니뮤직 직원들이 FLAC 음원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사진=KT)

네이버·넷플릭스·애플등 글로벌 ICT 기업, 팟캐스트(Podcasts) 콘텐츠 개발 한창

네이버는 생방송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나우(NOW)’를 지난 달 출시하고 연예인이 진행하는 예능 오디오 콘텐츠를 대거 론칭했다. 나우는 검색·쇼핑·뉴스 등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24시간 라이브로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다. 나우는 생방송의 특징을 살려 이용자와 진행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채팅기능과 선호하는 프로그램 정보를 받을 수 있는 알림기능 제공한다.

네이버 뮤직 서비스인 ‘바이브(VIBE)’의 AI 음악 추천을 적용해 시간대와 기분에 따라 맞춤형 콘텐츠를 이용 가능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했다. 향후 네이버는 ‘나우’ 생중계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를 테스트 하면서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나우’ 외에도 자체 플랫폼 ‘오디오 클립’을 구축하고 기존 시사·교양, 교육 등 오디오 콘텐츠를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예능과 드라마로 다양화할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미국 위성 라디오 사업자 ‘시리우스 XM’과 파트너십을 맺고 코미디 전문 라디오 방송을 시작하는 등 오디오 콘텐츠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선보인 라디오 채널은 ‘넷플릭스는 농담이다(Netflix is a Joke)’이며 크리스 록, 데이브 샤펠, 엘런 드제너러스, 제리 사인펠트 등 정상급 코미디언들이 대거 등장한다. ‘시리우스 XM’의 프리미엄 서비스(월 15.99달러)에 가입한 사람은 누구나 앱이나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넷플릭스의 코미디 방송을 청취하는 것이 가능하다.

글로벌 팟캐스트 시장 전망 (표=IITP)
글로벌 팟캐스트 시장 전망 (표=IITP)

넷플릭스가 비디오 스트리밍 영역을 넘어서 다른 플랫폼과 브랜드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디오 콘텐츠 영역에 새롭게 진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운전 중에는 영상을 볼 수 없는 것을 고려해 생방송 라디오를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홍보하려는 취지다. 넷플릭스는 향후 기존의 자체 제작 콘텐츠를 활용하면서 라디오에 적합한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 예정이다. 

애플은 팟캐스트에 오디오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미디어 회사들과 접촉하고 있다. 애플은 미디어 회사들과 오디오 프로그램 구매에 관한 논의를 했으며 애플 팟캐스트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구입할 계획이다. 현재 애플 팟캐스트는 누구나 오디오 콘텐츠를 업로드가 가능하며 특별한 제약이 없어 국내외 콘텐츠가 다른 플랫폼 서비스에도 중복으로 올라가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에 애플은 오디오 콘텐츠 독점권 확보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공급할 방침이다.

아프리카 TV는 팟캐스트 서비스 팟프리카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7월 NHN의 팟캐스트 ‘팟티(PODTY)’를 인수해 오디오 콘텐츠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팟프리카는 누구나 쉽게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고 업로드할 수 있는 플랫폼이며 청취자는 방송 내용이 마음에 들면 일종의 ‘포인트’를 제작자에 후원한다. 팟티는 SBS라디오와 업무 협약을 맺는 등 오디오 콘텐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차량 이동 중 오디오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를 위해 커넥티드 카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당분간 ‘팟프리카’와 ‘팟티’를 각각 운영하며 이용자에게 적합한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향후 플랫폼 간 서비스 연계를 강화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라이브 서비스, 유료 오디오 콘텐츠, 멤버십 형태의 서비스, 오디오 샵 등 신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표=IITP
표=IITP

재조명 받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 다양한 콘텐츠 확보가 경쟁력 좌우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대를 맞아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가치가 상승하며 넷플릭스·애플 등 글로벌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는 동영상 콘텐츠에 비해 가격과 데이터의 부담이 적고 콘텐츠를 소비하면서도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IITP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 기업도 다양한 소비자층을 겨냥한 풍부한 콘텐츠 개발, 오디오 크리에이터를 발굴해 미디어 회사와 협력 등 다각적인 전략을 모색하며 글로벌 기업과 경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문규 평론가는 “음악을 즐기는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네트워크 활성화와 무선의 생활화는 스트리밍 시대의 진화를 설명하고, 패키지 미디어(CD 등 음반)의 퇴보는 고음질 대체제를 필요로 한다”고 언급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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