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오디오 콘텐츠(Audio content) 시장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스피커,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등 오디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과 공간이 다양해지면서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디오 콘텐츠는 동영상 콘텐츠에 비해 가격과 데이터의 부담이 적고 콘텐츠를 소비하면서도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을 내재하고 있다. 오디오북, 강연, 방송 등 오디오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장이 다양화되면서 점진적으로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ICT(정보통신기술) Brief 보고서에 따르면 IT 업계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 가능성과 잠재력에 주목하며 콘텐츠 개발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는 온라인상으로 유통되는 음성 방송 콘텐츠를 말하며 크게 팟캐스트(podcast)와 오디오북(Audio Book)으로 분류된다. 팟캐스트(podcast)란 라디오처럼 진행자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며, 오디오북(Audio Book)은 책 내용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낭독 서비스다.

미국 IT 기업, 경쟁력 확보 위한 '오디오 콘텐츠' 진출 가속

구글·아마존 등 미국 IT 기업은 이미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를 선보이고 콘텐츠 제작비를 줄일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서비스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구글은 구글플레이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세계 45개국에서 기계음이 아닌 전문 성우가 직접 낭독하는 오디오북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다. 오디오북은 안드로이드를 비롯해 iOS에서도 이용 가능하며 구글플레이 도서를 통해 전 세계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구글의 AI 스피커 구글 홈(Google Home)과 구글의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가 적용된 기기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아마존은 디지털 콘텐츠를 확충해 미디어 서비스 업체로 입지를 넓히려는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2008년 오디오북 제작업체 오더블(Audible)을 인수한 뒤 오디오북 서비스 아마존 오더블(Amazon Audible)을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 오더블은 작가나 출판사가 책을 플랫폼에 등록하면 낭독자가 오디오북 샘플을 만들어 올리고 출판사는 마음에 드는 낭독자를 골라 계약하는 플랫폼이다. 오디오북은 낭독에 필요한 스튜디오 대여비, 성우·연예인 섭외비 등 제작비가 많이 소요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출판사와 낭독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아마존 오더블’을 운영하여 제작비를 기존 대비 30∼50% 수준으로 절감하고 있다.

이 외에도 2014년 온라인 코미디 콘텐츠서비스업체 ‘루프탑 미디어(Rooftop Media)’를 인수하며 미디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팟캐스트(podcast) 청취자 수는 2018년 월간 7300만 명에서 2022년 월간 1억 3200만 명으로 약 2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니뮤직 24bit FLAC음원 청음 행사에서 지니뮤직 직원들이 FLAC 음원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사진=KT)
지니뮤직 24bit FLAC음원 청음 행사에서 지니뮤직 직원들이 FLAC 음원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사진=KT)

 

국내 기업, 다양화한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 준비에 한창

네이버는 자체 플랫폼 ‘오디오 클립’을 구축하고 기존 시사·교양, 교육 등의 오디오 콘텐츠를 젊은층이 좋아할 만한 예능과 드라마로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있다. 2019년 5월 ‘권혁수의 극한 퀴즈’를 필두로 ‘허경환의 사죄의 왕’, 하하·별 부부가 진행하는 ‘하트 브레이크 마켓’, ‘김수미의 시방상담소’ 등 연예인이 진행하는 예능 오디오 콘텐츠를 대거 론칭했다. 또 네이버 웹툰, 웹소설 원작의 오디오 드라마 3편을 선보이는 등 네이버 웹소설과의 협업을 통한 오디오 드라마 제작도 활발하다. 이 외에도 또 다양한 목소리를 지닌 오디오 크리에이터 50명을 발굴해 콘텐츠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NHN은 자회사 NHN벅스를 통해 팟캐스트 플랫폼인 ‘팟티(PODTY)’를 2017년 2월 출시하며 양질의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고 커넥티트 카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인문학 방송인 리궁수다, 윤석만의 인간혁명 등을 선보이고 SBS라디오와 업무 협약을 맺는 등 오디오 콘텐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차량 이동 중 오디오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를 위해 커넥티드 카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오디오 콘텐츠는 아니지만 음원의 음질이 강화돼 서비스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지니뮤직과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그룹이 이 시장에 관심이 크다. 지니뮤직은 지난 4월 초고음질 FLAC 24비트 음원 서비스를 론칭했다. FLAC(Free Lossless Audio Codec) 24비트의 경우 샘플링 주파수가 192K로 MP3파일에 비해 소리의 표현이 4배 이상 정교하며, 파일 용량은 무려 28.8배 크다. 또 FLAC 24비트의 비트레이트 수는 9216kbps로 MP3(320kbps) 대비 음질이 풍부하다. 5G 상용화로 고음질의 음원이 서비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니뮤직 뿐 만 아니라 하만 역시 새로운 하이엔드 시장을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달 초, 열린 KT 지니뮤직 FLAC 24비트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 청음실에 삼성 하만 블루투스 제품이 시연되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하만이 국내 초고가 하이엔드(프리미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만그룹은 이르면 8월, 600만원대 패키지(스피커+앰프) 제품과 900만원대 패키지 상품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관련기사/[단독] 삼성 하만, 900만원대 스피커+앰프 출시...韓초고가 오디오 시장 노크) 앞으로 KT 계열사 지니뮤직과 삼성 하만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하만의 600만원대와 900만원대 패키지 상품이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판매를 위해 전시될 때, 지니뮤직을 통해 음악을 재생할 지 여부를 두고 두 회사는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자리잡은 오디오 콘텐츠...생태계 활성화에 만전

최근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AI) 스피커, 커넥티드 카 등 플랫폼이 다양화 되면서 ‘오디오(음성)’ 가치가 재조명 받으며 차세대 수익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은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 개발, 플랫폼 구축에 나서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박차고 있는 상황이다.

IITP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도 ‘오디오 콘텐츠’의 다양한 수익 모델 발굴하고 제휴 서비스 연계하는 등 경쟁우위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지=IITP 보고서
이미지=IITP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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