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투피플] "영상하면 망한다" 팟빵이 그리는 오디오 콘텐츠의 미래
[디투피플] "영상하면 망한다" 팟빵이 그리는 오디오 콘텐츠의 미래
  • 유다정 기자
  • 승인 2019.11.12 0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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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대중의 '귀'에 주목한 회사가 있다. 팟캐스트로 시작해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한 '팟빵'이다. "영상 사업을 시작하는 순간 팟빵은 망한다"고까지 말하는 임석영 이사를 만나, 오디오 콘텐츠의 미래와 그 속에서 만들어나갈 팟빵만의 지향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팟빵은 2012년 3월 5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인기를 끌던 '나는 꼼수다'가 서비스 시작의 큰 공신 역할을 했다. 홈페이지나 블로그, 각종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아야하는 번거로움을 팟빵이 해결해주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월 9,900원(처음 1개월 무료) 정액제로 운영해오다, 2017년 6월 말 전용 오디오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RSS를 수집해 제공해 오던 호스팅기업에서 오리지널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을 직접 만드는 하나의 '방송국'으로 커진 것이다. 현재 팟빵은 인공지능(AI) 스피커·커넥티드카와 협업하기도 하고,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을 포섭하기도 하며 그 기반을 넓혀나가고 있다.

임석영 이사 (이미지=팟빵)
임석영 이사 (이미지=팟빵)

팟빵의 탄생은 '나꼼수'라는 정치 팟캐스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때문에 정치 분야 방송을 즐기는 4050세대 남성 중심으로 이용자 층이 제한되어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임석영 이사(이하 임) "지금도 나꼼수 때문에 팟빵이 생긴 것도, 아직도 시사정치 쪽 트래픽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최근 들어선 예능이나 교양 콘텐츠가 많이 생겼다. 2015년부터 라디오에서 전략을 바꾸면서 콘텐츠들이 팟캐스트로 대거 넘어왔다. 2017년부터는 송은이·김숙(비밀보장), 문천식·정선희(행복하십SHOW) 등 예능인들도 팟캐스트 방송을 하고 있다.

현재 전체 등록 방송수가 2만4400여개인데, 그 중 시사 분야는 1285개밖에 안된다. 교양이 4600개, 대중문화 2500개, 예능 1000개, 도서 1250개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이용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35-44세가 35%로 가장 많고, 25-34세(30%), 45-54세(16%), 24세 미만(10%) 순이다. 남녀 성비는 6:4로, 여성들도 회원 가입을 많이 하고 있다"

사실 팟빵의 타깃 이용자들은 연령이나 성별로 구분되진 않는다.

"우리의 타깃층은 기존 오디오 콘텐츠에 친숙하면서 깊이있고 긴 호흡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사람이다. 20대 여성, 30대 남성이라고 묶기엔 그 니즈가 너무 다르다. 1차적으로 전문적 지식이나, 여타 매체에선 듣기 힘든 비하인드 스토리를 찾고 있는 분들, 더 넓게 생각한다면 멀티캐스팅 상황에서 콘텐츠 접해야 하는 사람까지가 우리의 타깃이다.

팟빵의 이용 시간 추이를 보면 특이점이 있다. 전체적으로 고르다는 점이다. 출퇴근 시간에 조금 올라갔다가 살짝 떨어져 유지되고, 퇴근시간부터 올라가 새벽 2시까지 유지되는 패턴이다. 직장인의 경우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짜투리 시간, 혹은 자영업이나 주부의 경우는 그냥 쭉 틀어놓고 듣기 때문이다."

오픈플랫폼으로 완전 무료화 되면서, 서버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지만 팟빵은 자신만만하다.

"작년에 시리즈B 투자까지 받으며 누적으로는 100억에 달한다. 투자금을 그리 소진 하진 않아 자금 여력은 충분히 있다. 수익구조는 여전히 광고가 전체 80%에 달하지만, 17년도부터 유료팟캐스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월 결제액은 상승 중이고 작년 대비 150% 성장했다. 올해 총 매출은 100억 조금 안되는 수준은 될 것으로 보인다."

창작자와의 수익 배분 또한 이슈다. 유튜브는 구독자 수가 1,000명 이상이고 지난 12개월간 유효한 공개 동영상 시청 시간이 4,000시간 이상이어야 파트너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부적절한 콘텐츠, 이른바 '노란딱지'가 붙으면 수익이 제한되기도 한다.

"팟빵은 그런 제한은 없다. 누구나 채널 개설하고 (프리롤) 광고를 넣고자 한다면 바로 송출된다. 수익은 5:5로 나눈다. 이밖에도 에피소드 후원이나 정기 후원, 유료콘텐츠 판매 모델도 있다. 이미 유료 콘텐츠 채널이 1500개정도 개설됐고, 그 중 월 1억이상 순수익으로 가져가시는 분들도 다소 있다. 유튜브에서도 그 정도 수익을 올리긴 쉽지 않은데 팟빵에서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팟튜버'의 탄생? 오리지널 콘텐츠-수익모델 고도화 집중

"결국은 돈이다. 유튜브의 시대인 것을 부인할 순 없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구독자 만명, 5만명까지 모아도 그 이후 성장은 불확실하다. 이들의 돌파구가 팟빵이 될 수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콘텐츠 제작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고, 자신만의 지식이 있다면 오디오 전환은 어렵지 않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넘어오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몇몇 있다. '송사비의 음악야화', '신지우의 미스테리아', '책읽기 좋은 날' 등이다. 모두 본인만의 독특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다. 우리는 이들을 '팟튜버'라고 부른다. MCN 기업 '샌드박스'와도 제휴를 맺어 공동으로 오디오 콘텐츠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팟빵은 신규 오리지널 팟캐스트 70여개 방송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식 명칭은 '팟빵 오리지널ES'. 크리에이터가 콘텐츠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팟캐스트 퀄리티를 더욱 높이고, 시장의 저변을 한층 넓혀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홍대 사옥 인근에 신규 스튜디오 3개실을 추가 오픈했다. 오리지널ES 크리에이터를 위한 전용 스튜디오로 국내 최고 수준의 녹음 시설을 갖춰 11월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팟빵 스튜디오 (이미지=팟빵)
팟빵 스튜디오 (이미지=팟빵)
팟빵 스튜디오. 공개 방송이나 팬미팅 등을 할 수 있게 마련된 자리. (이미지=팟빵)
팟빵 스튜디오. 공개 방송이나 팬미팅 등을 할 수 있게 마련된 자리. (이미지=팟빵)

내년도엔 양질 콘텐츠를 육성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ES도 500개 이상의 채널로 확대하고, 20대 여성·스포츠 매니아·영어 학습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제작하도록 지원한다. 

오디오북도 마찬가지다. 2017년 기준 미국 오디오북 시장이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전체 출판시장의 10%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오디오북 시장이 열린 지 10여년이 되가는 미국과 달리, 국내선 겨우 2년차 '걸음마' 단계라는 것이 임석영 이사의 지적이다. 오디오북에서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팟빵의 전략은 뭘까.

"팟빵은 물론 네이버클립이나 밀리의서재도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오디오북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팟빵의 차별점은 이미 오디오 콘텐츠에 친숙한 300만 유저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팟빵만의 재해석도 강점이다. 대부분 기존의 책을 그대로, 혹은 요약본을 읽어주는 낭독형이다. 팟빵의 오디오북은 작가가 직접 나와서 자기 책을 해설해준다거나, 게스트와 함께 토크를 하기도 한다. '검은방'처럼 책이 없는 상황에서 오디오 콘텐츠로 시작해 실제 책으로까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유저들이 좋아할 말한 포맷을 연구하고, 어떤 방식으로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가를 끊임 없이 고민하는 것이 팟빵의 오디오북이다."

◆르노삼성-쌍용 등 커넥티드카에 탑재

이미 팟빵엔 국내 모든 AI스피커와는 연동이 완료된 상태다. 다만 로그인하는 형식이 아니기 때문에 이어듣기나 보다 개인화된 경험은 제공되지 않는 상황이다. 팟빵이 더욱 주목한 것은 '커넥티드카'다. 커넥티드카에선, 자동차가 네트워크에 연결돼 각종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를 누릴 수 있게 된다. 

"2017년부터 모든 AI스피커 업체들과 제휴해 서비스 중이지만, 가장 요청이 많은 곳은 AI 스피커 보단 티맵과 카카오내비에서다. 팟빵도 자동차와의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내년도 르노삼성과 쌍용차에 팟빵이 들어간다. 내비게이션 첫화면엔 라디오 대신 팟빵 로고가 보인다. 콘텐츠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디바이스와 환경에서 오디오 콘텐츠가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차곡차곡 데이터를 쌓고 있는 중이다"

관건은 '이용자들의 시간을 얼마나 점유하느냐'다. 팟빵은 앞으로도 오디오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다들 물어본다. 팟빵은 영상 콘텐츠 안 하냐고. 내 생각은 이렇다, 팟빵은 영상하면 안된다. 심하게 말하면 영상하는 순간 팟빵은 망한다. 영상이나 텍스트와 다르게 오디오 콘텐츠의 가치는 하루를 24시간에서 30시간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나온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낼 지에만 집중해도 부족하다. 팟빵은 오디오 콘텐츠 전문가들로 구성된 회사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까지 넘보는 전문 기업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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