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올해부턴 추석 선물세트 내 참치와 햄의 압도적인 지분율에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각종 유통업체들이 '성의'와 '실속'을 챙긴 내용물을 선보이고 있어서다. 1~2인 가구가 늘고 명절 문화가 간소해지면서 '실속형 생활제품'과 '소용량·간편조리 식료품' 등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통조림과 식용유 등 농수산 가공식품에 국한하던 추석 선물세트가 생활가전과 휴대용 전자기기 등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실용적인 선물을 주고 받는 2030세대의 소비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BGF리테일)
(사진=BGF리테일)

먼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씨유(CU)는 가전제품 10여종을 추석 선물로 내놨다. 홈시어터족(집에서 영화를 즐기는 사람)을 위한 '백셀 UHD TV 49인치'와 아토피 질환자를 위한 '위니아 공기청정기', 시계처럼 착용해 건강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밴드' 등이 그 예다. 판매처가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앞세우는 편의점인 만큼 제품의 가격대가 대부분 30만원을 넘지 않는다. CU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추석에 가전제품을 팔기 시작했는데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3배나 껑충 뛰었다"면서 "이젠 실용성이 명절 선물을 고르는 기준이 됐다"고 했다.

GS리테일의 GS25도 소비자들의 관심사를 반영해 각종 생활용품과 가전제품을 선물세트로 내놨다. 일회용품의 사용을 지양하는 분위기를 따라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드로플라스크 텀블러 세트(6종)'를 선봬 정상가에서 30% 낮춘 4만9900원에 판다. 집에서 외모를 가꾸는 이른바 홈뷰티족을 겨냥한 '셀리턴 LED 마스크'도 판매한다.

식료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의 경우에도 내용물의 실용성과 간편성, 다양성이 보다 주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의례적으로 같은 포장 상자에 비슷한 내용물을 넣어 주고 받았던 과거와는 현저히 비교되는 모습이다.

(이미지=현대백화점)
(이미지=현대백화점)

환 형태의 숙취해소 제품 브랜드 '상쾌한'을 보유 중인 삼양사는 상쾌한 10개로 선물세트를 구성했다. 삼양사 관계자는 "실속 있고 부담 없는 선물이란 판단이 들었다"며 "과대포장 없이 구성해 3만원을 밑도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상이한 종류의 제품을 한 상자에 담았다. '단일 품목의 대용량 선물세트' 대신 '용량이 작지만 여러 품목을 포함한 선물세트'를 앞세워 늘어나는 1~2인 가구의 수요를 흡수하겠단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아보카도·망고세트와 사과·배·샤인머스켓세트 등 과일 혼합 상품과 갈치·딱새우·가자미세트와 전복·로브스터세트 등 수산물 혼합 상품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가구당 식구수가 줄어 들어서인지 소용량 콜라보 제품들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늘었다"면서 "지난해 준비한 선물세트가 완판을 기록한 만큼 이번엔 2배 늘린 40종을 선뵌다"고 했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세븐일레븐은 추석 선물로 밀키트(반조리 간편식)세트를 구성했다. 복잡한 명절 상차림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들로부터 간단한 조리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각광 받고 있어서다. 불고기 전골과 소고기 버섯잡채 등 명절음식으로 채운 이 선물세트는 3가지 종류로 출시됐으며 가격은 3~4만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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