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에 여풍(女風)이 뜨겁다. 여성 소비자들이 갱년기 증상 완화와 체중 조절, 피부 보습 등의 이유로 건기식 자가섭취를 추구하면서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도 바빠졌다. KGC인삼공사와 CJ제일제당, 빙그레 등이 세대별 사용 목적이 전제된 '여성' 전용 건기식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낸 식품의약품통계연보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2017년 말 기준)는 1조9500억원으로 2조원대에 육박한다. 최근 5년(2012년~2016년) 동안의 연평균 성장률은 9.7%에 이른다. 반면 건기식의 상위 항목인 가공식품산업의 규모는 80조6200억원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44%에 그쳤다. 이처럼 건기식 시장은 가공식품 산업 규모의 3%를 밑도는 수준이나 해마다 공격적인 성장세로 점유율을 늘려 가고 있다. 

건기식 시장 가운데서도 여성을 겨냥한 건기식 신제품 출시가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호르몬 주사 등으로 갱년기 증상 치료를 꾀하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식품 복용을 통해 각기 증상을 조절하려는 움직임이 득세한다. 지난해 갱년기 여성의 건기식 시장 규모는 1200억원대(업계 추정치)다. 여기에 체중감소와 피부보습에 예민한 2030세대 여성도 건기식 시장 규모 확장에 기여하는 듯하다. 이같은 속성은 갱년기 증상 완화 목적보다는 범용적 성격이 짙으나 여전히 수년간 젊은 세대로부터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이 때문인지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의 성장세보다 여성 전용 건기식 성장세가 뚜렷하게 높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빙그레 비바시티 '구미젤리' (사진=빙그레)
빙그레 비바시티 '구미젤리' (사진=빙그레)

최근 식품업계가 여성 특화 건기식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광노화(자외선에 의해 피부가 건조해지고 주름이 생기는 현상)를 방지하는 2030세대 맞춤형 제품부터 두통과 수족 냉감 등 갱년기 장애를 완화하는 제품까지 각 연령대에 맞는 건기식을 선봬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간 유제품과 빙과류 주력 출시에 그치던 빙그레가 여성 전용 건기식을 필두로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빙그레는 건강통합브랜드인 'TFT'를 출시하고, 하위 브랜드로 여성건강전문브랜드 '비바시티'를 내놓으며 건기식 시장에 발을 들였다. 회사는 향후 TFT를 통해 각 제품의 속성에 따라 다양한 하위 브랜드와 제품들을 내놓을 계획이다.

TFT의 비바시티는 스틱젤리 3종과 구미젤리 3종을 출시한다. 주요 타깃층은 28~35세 여성이다. 스틱젤리 3종은 피부보습 효과가 있는 히알루론산, 체내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비타민 B군, 원활한 배변활동을 돕는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등의 기능성 성분을 함유한다. 또 구미젤리 3종은 면역력 제고를 위한 아연, 유해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비타민C,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마리골드꽃추출물 성분이 들어있다.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 목적의 건기식도 나왔다. CJ제일제당은 갱년기 여성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브랜드 '포에버퀸'을 올해 2월 출시했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가 도래한 가운데 4065세대 액티브시니어(은퇴 뒤에도 사회·여가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노년층)의 건강관리 중요성도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단 판단에서다.

CJ제일제당은 포에버퀸 토탈케어와 액션케어 2종을 출시했다. 토탈케어는 홍조와 불편, 두통 등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회화나무열매추출물로 만들었다. 또 액션케어에는 대두이소플라본과 식이유황, 비타민B2 등이 주원료로 사용돼 골밀도와 관절 등 종합적인 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게 했다. 이와 관련 오경림 CJ제일제당 건강식품사업부 팀장은 "여성 갱년기 건강 관리에 대한 인지도 확대와 항노화에 대한 중년 여성 소비자의 관심이 증대하면서 건기식 시장도 더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앞선 지난해 4월과 7월엔 KGC인삼공사의 여성전문브랜드 화애락이 각각 '화애락 이너제틱'과 '화애락 후'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이너제틱'은 홍삼농축액에 식이섬유를 더해 만든 젤리스틱으로 여성의 면역력증진과 피로 개선, 항산화 등에 도움을 준다. 과일 부원료 5가지가 더해져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후'는 갱년기 여성건강 제품으로 대표되는 '진' 뒤 출시된  노년기 대상 제품으로, 6년근 정관장 홍삼 농축액에 녹용·상황 등 고급 원료가 더해졌다. 서정일 KGC인삼공사 브랜드실장은 출시 당시 "최근 다년 동안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이 활발해졌다"면서 "화애락을 통해 많은 여성 소비자가 건강을 다스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식품업계의 여성 전용 건기식 출시 움직임이 확대되는 데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여성은 건기식뿐만 아니라 식품 전반에서 높은 구매 빈도를 자랑하므로 여성 특화 제품을 내놓는 게 사업상 이득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어 "구매층과 복용층이 다르던 기존과는 달리 최근엔 구매자가 자신이 먹을 것을 사는 '자가섭취비율'이 높아졌다"면서 "입소문과 SNS활용에 보다 예민한 여성 소비자들이 앞으로도 건기식 시장을 선도할 것 같다"고 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의회 관계자는 "체중 조절과 피부 보습 등을 표방하는 건기식이 여성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고 실제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면서도 "남성들의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라 갱년기 등 구체적인 목적이 부여되지 않는 한 연령대별·성별 건기식 시장 규모 추산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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