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런정페이 화웨이 창립자 겸 CEO가 애플의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위한 정책이 화웨이의 롤(roll) 모델이라고 밝혔다. 또한 런정페이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추적하는 것은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회사가 아니라 이동통신사라고 강조했다.
런정페이 화웨이 CEO는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로부터 기기 잠금 해제(언락, Unlock)를 요청받으면 애플의 선례를 따른 뒤 이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런정페이는 이를 애플의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에 관한 한 자신(화웨이)의 역할 모델이라고 불렀다.
작년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은 결코 고객을 상품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적 있다. 게다가, 2016년 애플은 아이폰5c를 출시하라는 법원 명령을 기각했다. 애플은 만약 FBI(미국연방수사국)가 아이폰의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iOS의 특별한 버전을 만든다면, 모든 아이폰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결국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런정페이는 데이터가 화웨이 고객의 소유라고 지적하며, 사용자를 추적하는 것은 디바이스를 제조하는 회사가 아니라 통신사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화웨이는 현재 미국 상무부의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들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입수하는 것을 금지당한 상태다. 미국은 중국의 법령에 따라 화웨이가 중국 정부에 의해 고객들을 염탐하는 방향으로 향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때문에 화웨이의 제품에는 베이징에 정보를 보내는 도관 역할을 할 백도어가 들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화웨이는 이를 거듭 부인해 왔고 런정페이 회장은 어느 나라와도 노(NO) 스파이 문서에 서명하겠다고 나섰다.
런정페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우려로 기로에 서 있지 않다며 중국 정부가 법과 세금으로 화웨이와 같은 민간 기업을 관리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중국이 화웨이의 사업 운영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런정페이는 “왜 미국 정부가 기술 회사들을 그들만큼 미세하게 관리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번 금지 조치로 올해 화웨이는 300억 달러(한화 약 35조3000억원) 이상의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2019년 약 80억 달러(한화 약 9조4000억원)의 이익이 예상되며 여전히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화웨이는 내년에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가 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인정했다. 즉, 미국의 이번 조치로 내년에 스마트폰 출하량 부분에서 삼성전자를 넘어서기 어렵다는 의미다.
화웨이는 2016년부터 이런 목표를 가져왔다. 화웨이는 지난해 2억6600만대를 출하해 삼성과 애플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화웨이는 2019년, 스마트폰 총 1억4000만대에서 1억6000만대 수준으로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40~60% 줄어든 스마트폰을 출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양국간 무역전쟁을 잠정 중단하는 휴전에 합의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엄청나게 많이 구입하기로 합의했다”며 “미국 기업은 화웨이에 장비를 팔 수 있다. 다만, 국가 안보상 큰 문제가 없는 장비에 대해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주 미국 상무부 산업안전국(BIS) 존 손더만(John Sonderman) 수출 단속국 부국장이 보낸 e메일에서 화웨이가 여전히 블랙리스트에 남아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금까지, 곤경에 처한 중국 제조업체(화웨이)에게 공급 재개 계획을 발표한 미국 기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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