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 기업이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와 더 많이 거래하도록 하겠다며 제재 완화를 시사한 가운데,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이는 안보와 무관한 분야에 한정된다며 화웨이는 여전히 블랙리스트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담판을 통해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고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또 미국 기업이 화웨이에 장비를 판매하도록 허용을 더 많이 할 것이라며 제재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자 미국 내부에서는 중국에게 양보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어났다.

30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폭스뉴스 방송의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를 인용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화웨이의 일반적인 사면이 아니다”며 “이는 안보와 무관한 분야에 한정되며 화웨이는 여전히 블랙리스트에 남아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화웨이는 심각한 수출통제가 적용되는 기업 리스트에 계속 있을 것”이라며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품에 대해 미국 상무부가 몇몇 추가 허가를 부여할 것”이라며 “미국 업체들의 화웨이 공급 확대는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는 제품에만 적용되며 가장 민감한 장비들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들로 위원장은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를 통해서는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화웨이의 장기적인 미래에 대해 훨씬 더 큰 문제들을 충분히 다룰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플리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플리커)

또한, 커들로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에 관해 국가 안보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상원의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공화당의 친 트럼프계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는 분명히 양보한 것”이라며 “화웨이에 대한 판매가 주요 기술을 포함한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전날 트위터를 통해  치명적인 실수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달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대행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국회의원 9명에 서한을 보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부과한 규제 이행 일정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보우트 국장 대행은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기업의 수가 급진적으로 감소(dramatic reduction)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우트 국장 대행은 서한을 통해 “국가 안보를 고려한 정부의 조치를 이해하지마 이번 행정명령으로 인해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는 광범위한 이해관계자들이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시골 지역에서 연방 보조금을 수령하는 저소득층들이 이번 조치로 특히 더 큰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비상사태 선포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제재 조치가 사실상 시작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나 ZTE 등의 기업 명칭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다. 다음 날인 5월 16일,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 및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명단에 올렸다.

그러자 지난 5월 19일 인텔,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 반도체 기업들이 자사 임직원에게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화웨이에 주요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구글도 화웨이에 하드웨어와 일부 소프트웨어 서비스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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