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극우·혐오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에 지난 10일 별세한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를 혐오·조롱하는 게시글을 쏟아지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여성·민주화 운동가로 평생을 보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10일 오후 11시 37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이후 일베에서는 고(故) 이희호 이사장을 죽음을 모욕하는 게시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사이트 내 전라도를 비하하는 ‘홍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합성한 이미지, 고 이희호 이사장의 얼굴 사진을 변형하고 ‘사고능력저하’라고 합성한 뉴스 형식의 게시글로 올라왔다. 고인의 신체를 훼손하는 극도의 혐오성 발언도 게시됐다. 함부로 변형된 이미지는 모자이크 편집하지 않으면 기사화할 수 없을 정도다. 

극우 혐오 사이트 일베에서 고 이희호 이사장을 모욕하는 혐오 게시물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사진=일베 갈무리)

일베는 2012년 말 약 100만 명의 가입 회원, 동시 접속 2만 명에 달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그러나 세월호 유족을 조롱한 ‘광화문 폭식’, 노인 성매매 후 여성의 사진을 게시한 ‘박카스남 사건’ 등 이외에도 지역 및 정치인에 대한 도 넘은 모욕, 여성의 신체 사진 불법 공유, 어린 여아를 성적으로 표현하는 단어 사용 등으로 인해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또 2018년 말에는 경찰이 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로 일베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정권 교체, 혐오 발언에 대한 사회적 관심으로 인해 활동세가 줄었으나, 여전히 여성 혐오성 단어를 생성해 인터넷에 유포해왔다. 지난 5월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는 대구에서 ‘달창’이라는 일베 단어를 사용해 비판받아 사과한 바 있다. 

그런데 민주화와 여성 운동의 상징과 같은 이희호 이사장이 별세하자, 이를 이용해 도 넘은 혐오 게시글을 쏟아내고 있는 것.

일베의 혐오에 대해 마사 너스바움의 ‘혐오와 수치심’을 옮긴 조계원 평화와 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고려대)는 “자신들이 적대시하는 민주화를 조롱하는 놀이의 연장선”이라며, “점점 줄어드는 자신의 입지 때문에 소위 더욱 큰 어그로를 끄는 행위”라고 말했다.  

일베도, 워마드도 조건 해당하면 혐오사이트 법안에 따라 폐쇄 대상

혐오 사이트와 관련, ‘혐오 사이트 폐쇄’ 법안을 발의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실 관계자는 “일베도 워마드와 같이 조건에 맞다면 폐쇄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하태경 의원은 “반사회적인 범죄를 조장하고 사회적 해악을 끼치는 커뮤니티 등에 대해 최고 사이트 폐쇄까지 가능”하게끔 개정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 법률안은 현행법상 사이트에 게시된 불법 정보 사항으로 성별, 나이, 지역 등을 이유로 비방 및 조롱하는 내용들을 추가했다. 기존 현행법에는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 음란물, 총기화약물 제조방법 설계도 등 무기 관련 구체적인 것들, 공포심을 고의로 조장하는 내용이 불법 정보 조건이었다.

또 현행 방송통신위원회 규정상 불법정보가 100분의 70 이상이어야만 폐쇄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적어도 100분의 20 이상 이면 해당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하태경 의원은 발의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법안 통과되면 워마드가 1호 타깃”이라고 말했다. 워마드는 메갈리아에서 파생된 남성 혐오 커뮤니티 사이트다. 워마드는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을 옹호하고, 지난 최영함 입항식에서 사고로 사망한 고 최종근 하사를 조롱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관계자는 “워마드가 지역이나 성별 혹은 반사회적인 게시글이나 해당 글을 조장하는 대표적인 예시라서 1호”라며, “만약 일베도 위 조건에 해당한다면 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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