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창선 기자] 주행 중 눈앞에 보이는 신호가 황색등이라면? 운전자는 속도를 줄여 멈추거나, 가속 페달을 밟아 빨리 지나가는 것 중 하나를 택한다. 이 경우 신호 위반일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신호등이 황색일 때 지나가는 차량은 단속에 걸리지 않지만, 황색등을 보고 교차로나 횡단 보도에 진입하면 신호 위반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차 안에서 전적으로 운전자가 알아서 판단해야 할 문제다. 그렇다면 자율주행 시대에는 차량이 신호등을 스스로 보고 황색등일 때 알아서 속도를 줄일까? 정답은 ‘YES’이다. 

최근 아우디가 신차에 V2I(vehicle-to-infrastructure) 기능을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V2I 기능은 쉽게 말해 교통 인프라와 차량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다. V2I는 매우 광범위한 대상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개념이다. 아우디가 이번에 발표한 기능은 V2I 중 GLOSA(Green Light Optimized Speed Advisory)에 해당한다. 교통 신호등과 차량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주행을 보조하는 것이 바로 GLOSA 기술이다. 

아우디는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유독 GLOSA에 관심이 많다. 2014년 CES에서 신호등을 인지하는 시스템을 선보였고, 뒤이어 2016년에 양산이 가능한 초기 버전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아우디가 강조한 내용은 자사의 모든 차량에 이 시스템을 탑재하면 독일에 한정해 9억 리터의 기름을 절감할 수 있고, 자동차에 의한 CO2 배출을 15% 줄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메시지를 보면 그때 지금이나 GLOSA이 추구하는 가치는 같다. 교통신호와 반자율주행 기능을 연계하면 불필요한 가속, 감속을 줄일 수 있다. 아우디 차량에 장착된 GLOSA 기술은 현재 운전자에게 신호등 관련해 조언을 해주는 정도다. 대시보드 상에 신호등 표시를 보여주고, 주행할지, 감속할지, 멈출지를 안내를 한다. 아우디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정차 중 시동을 끄고, 출발할 때 다시 시동을 거는 스톱앤고 기능과 GLOSA 기술을 곧 연계할 것이라고 한다. 이게 되면 아우디가 강조한 에너지 절약과 CO2 배출 절감 효과가 더 실감나게 다가올 것이다. 

예로 들어 황색등을 차량이 인지하면 속도를 줄이고, 정지 신호에서는 시동이 꺼지고, 녹색등이 들어오면 시동을 다시 걸리는 식으로 교통 신호와 주행 보조 장치를 연계하면 당연히 연료 소모량은 줄고, CO2는 덜 나온다. 이런 방식으로 운전을 하는 차량이 늘면 도시 측면에서 더 큰 효과로 이어진다. 교통 흐름이 바뀌기 때문이다. 무리한 끼어들기, 차선 변경, 교통 신호 위반, 제한 속도 위반 등 작은 요인들이 모여 교통 체증을 일으킨다는 것을 떠올려 보면 아우디가 말한 국가 차원의 에너지 낭비와 CO2 절감은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아우디에 장착된 GLOSA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도시는 미국의 13개 도시 정도다. 이들 도시는 신호등에 센서를 부착해 4G LTE 핫스팟으로 차량에 신호 정보를 보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곳인데, 4,700개 교차로에서 아우디 차량에 장착된 GLOSA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참고로 아우디는 V21 기능을 차량 옵션이 아니라 구독 서비스의 일부로 제공한다. 즉, GLOSA 기술을 이용하고 싶으면 아우디 커넥트 프라임에 가입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월 199달러로 만만치 않다. 하지만 GLOSA 외에 구글 어쓰 기반 3D 맵, 네비게이션, 음성 인식, 주차 정보 안내, 원격 지원, WIFI 핫스팟, 아마존 뮤직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단 한번 체험에 도전해 볼 만한 가격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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