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창선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MWC 2019에서 홀로렌즈 2(HoloLens 2)를 공개했다. 관련해 국내외에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홀로렌즈 2의 어떤 면이 이런 관심을 끌어낼까? 1세대 제품과 비교하면 확실히 증강 현실(AR)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을 정도로 나아진 것은 분명하다. 

일단 하드웨어가 좋아졌다. 퀄컴 스냅드래곤 850을 장착해 PC와 연결 없이 독립적인 장치로 충분히 기능한다. 2K 디스플레이, 1080p 화질의 비디오 촬영이 가능한 8메가픽셀 전면 카메라, 5채널을 지원하는 마이크로폰 등 기본 사양이 높다. 또한 블루투스 5.0, 802.11ac 와이파이, USB-C 등 통신 스펙도 최신을 지원한다. 사양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제 진짜 증강 현실을 즐길 수 있는 하드웨어가 나왔다. 

다음으로 클라우드와 연결을 통해 다양한 활용 시나리오를 제공한다. 클라우드와 연결은 증강 현실 헤드셋 활용도 측면에서 확장성을 무한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대용량 데이터 처리, 인공 지능 기반의 서비스 등 무거운 작업은 클라우드에서 하고 헤드셋은 사용자 눈에 보이는 현실 세계에 실감 나는 증강 현실 장면을 덧입혀 보여주면 된다. 

참고로 이번에 발표된 홀로렌즈 2의 클라우드 연결은 SaaS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홀로렌즈 2는 마이크로소프트 다이나믹스 365 원격 지원 서비스와 연계된다. 월 125달러에 이용하는 이 서비스는 제조, 건설, 의료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각종 장치 유지보수, 시설물 관리 등을 증강 현실 기반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제조업에서 최근 주목하는 디지털 트윈 전략에 힘을 실어 주기 충분해 보인다. 

대놓고 선전하지 않지만, 홀로렌즈 같은 증강 현실 장치의 주요 수요처로 군대를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미 육군과 4억 8천만 달러 규모의 홀로렌즈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미 육군은 전투 작전 수행 및 전술 훈련 용도로 총 10만 개의 홀로렌즈 헤드셋을 도입할 예정인데, 이와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 반대 여론이 조성돼 화제다. 

최근 트위터에 홀로렌즈 같은 첨단 기술을 전쟁 등의 목적으로 사용할 때 보다 엄격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하고, 관련해 미국 육군과의 계약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서명에 참여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홀로렌즈와 같은 첨단 증강 현실 기술에 대한 윤리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들이 얼마나 될까? 오큘러스 리프트 등 증강 현실 헤드셋이 봇물 터지듯 나왔던 1세대 시절, 이 기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함께 난무했다. 당시 앞에서는 산업 발전이 주제였지만, 뒤에서는 게임과 성인물에 어울리는 기술이란 이야기가 많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하자면 전쟁 도구로도 증강 현실 기술은 널리 쓰일 것이란 것은 너무나도 분명했다. 

물론 군에서는 증강 현실을 훈련을 위해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전장에서 군인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도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실제 전투 현장에서 쓰면 증강 현실 헤드셋은 누군가를 살상하는 것을 돕는 도구가 된다. 이런 우려 때문에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닐까? 

홀로렌즈 2의 등장으로 본격화된 2세대 증강 현실 시대를 맞아 엔지니어와 개발자들이 먼저 나서서 윤리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나섰다는 소식이 홀로렌즈 2에 대한 뉴스에 묻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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