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창선 기자] 소매 업계는 첨단 기술의 격전장이다. 아마존, 이베이 등 대표 브랜드는 상품을 파는 기업이 아니라 IT 기술 발전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한지 오래다. 최근 소매 시장의 기술 화두는 인공 지능(AI)으로 우리가 늘 접하는 챗봇이 예다. 

그렇다면 챗봇 다음에 AI가 몰고 올 쇼핑 경험의 변화는 무엇일까? 증강 현실(AR) 기술이 AI를 만나면서 현장 투입이 가능한 서비스로 거듭나고 있다. 사실 AR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숱하게 많이 나왔다. 의류 매장에 가서 스마트 거울 앞에 서면 일일이 옷을 갈아입지 않고 계속 옷을 바꾸어 가며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는 것은 공중파 뉴스에도 나올 만큼 흔한 이야기다. 

멋져 보이지만, 실제 이런 스마트 거울을 백화점에서 찾아볼 수 없다.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은 맞는데 소비자가 원하는 그런 경험은 아니었나? 기술을 기술로 접근할 때 흔히 생기는 “분명히 좋은데, 왜 다들 안 좋아하지”의 느낌 같은 느낌이 든다. 

좀 더 가볍게 온라인 쇼핑몰에서 AR 쇼핑 경험을 제공하면 승산이 있을까? AI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앱으로 신발, 패션 액세서리, 화장품 등을 직접 신어보고, 끼워보고, 발라보는 느낌을 준다면? 이것 좀 오프라인 매장에 스마트 거울을 설치하는 것보다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도 적고, 재미도 있다. 가령 스마트폰 앱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진만 보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신상 운동화를 신었을 때 느낌을 보는 것은 부담이 없다. 이것저것 신어보고 맘에 드는 것이 있으면 화면을 캡처해 소셜에 올리거나 메신저로 친구들에게 의견을 물을 수도 있다. 

매장 가서 상품을 살펴보고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쇼루밍(showrooming)은 이제 자리를 잡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AR 기반으로 상품을 체험하는 것도 그 느낌 아는 소비자라면 디지털 세상에서의 쇼루밍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일단 체험해 보면 답이 나온다. Wanna Kicks라는 앱이 깔아 나한테 맞는 운동화를 찾아보고, Wanna Nails로 내 피부폰에 맞는 매니큐어를 골라 보자. 온라인 쇼핑에서 AR이 과연 승산이 있을지 감이 올 것이다. 참고로 이들 앱은 WANNABY라는 스타트업이 개발한 것인데, 작은 기업이지만 AI 기술을 기반으로 온라인 소매업을 위한 AR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최신 스마트폰의 GPU 코어 수를 늘려 가는 이유 중 하나가 AR이란 점을 생각할 때 온라인 쇼핑에서 AR은 챗봇처럼 잘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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