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의 IPTV(인터넷TV)·초고속 인터넷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국내 2위 케이블 TV 사업자 티브로드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이 승인될 시 합병회사는 761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986만명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고, LG유플러스는 정부의 CJ헬로 인수 승인시 781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게 된다.

지난 14일, LG유플러스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CJ헬로의 인수를 확정한 바 있다. KT의 경우 만약 국회에서 현재 일몰된 합산 규제가 연장 또는 재도입될 경우 딜라이브 등 다른 케이블 TV 사업자를 M&A 할 수 없다. 만약 KT가 합산 규제로 발목 잡힐 경우, 경쟁사(LG유플러스, SK텔레콤)의 케이블TV 인수합병으로 인한 가입자 늘리기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18일 방송·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태광그룹은 각각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를 합병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아직까지 최종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합병법인의 1대 주주, 태광그룹은 2대 주주가 된다. 양사는 이르면 이번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합병비율과 거래조건 등을 확정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사진=SK텔레콤)

증권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경우 ADT캡스 인수와 옥수수 분사 및 푹(POOQ)과의 합병 등으로 자금에 여유가 없는 상태”라며 “티브로드와의 (인수 없는) 합병은 가장 최상의 방안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LG유플러스 이사회는 케이블TV 업계 1위 CJ헬로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하고, CJ헬로 대주주였던 CJ ENM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승인을 하면 LG유플러스계열(LG유플러스+CJ헬로)은 SK브로드밴드를 제치고 유료방송 업계 2위로 올라선다. 현재 1위는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도 유료방송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만히 있으면 다른 경쟁사와의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에 성공할 경우 유료방송 시장은 IPTV 3사의 이른바 빅3로 재편된다.

유료방송시장에서 KT계열이 점유율 30.86%로 1위, LG유플러스계열이 점유율 24.43%로 2위다.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와 합병해도 23.83%로 여전히 SK텔레콤 계열(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이 3위이기 때문에, SK텔레콤은 티브로드 외에도 딜라이브나 CMB 등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증권 업계 관계자들은 자금 사정이나 정부 승인을 이유로 SK텔레콤이 조만간 다른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KT다. 현재는 합산 규제가 일몰돼 KT계열의 경우 딜라이브 등 다른 케이블TV 사업자의 인수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국회는 합산규제 연장 또는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만약 합산규제가 연장될 경우 KT 또는 KT스카이라이프는 다른 사업자를 인수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통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합산규제 폐지는 물론 IPTV와 케이블TV에 해당하는 시장점유율 제한(33.33%)도 폐지하자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방송산업정책과 관계자는 “지난 달 열린 법안소위에서 정부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시장 점유율 규제는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며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시장 점유율 제도 개선은 법률 개정사항으로 국회에서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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