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오는 1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CJ헬로 인수를 결정할 예정인 LG유플러스가 증권사나 국내기관투자사 등을 상대로 하는 NDR(Non Deal Roadshow, 기업투자설명회)을 11일부터 3일간 연다. LG유플러스가 개최하는 이번 NDR은 CJ헬로 인수에 대한 설명을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고 4분기 실적발표 등을 안내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다.

CJ헬로 인수에 대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증권사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문의했지만 LG유플러스 측은 공시 위반이라며 말을 아꼈다고 입을 모았다. LG유플러스는 5G 장비(무선 기지국)로 화웨이 제품을 중점적으로 설치하고 있는데, 보안 등 이슈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들의 질문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NDR에 이혁주 LG유플러스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는 참석하지 않았다.

12일 LG유플러스와 증권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13일까지 증권사나 국내기관 등을 직접 찾아가 회사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NDR을 진행한다. NDR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리는 데 경우에 따라 30분에서 1시간이 더 연장될 수 있다. 첫날인 11일 열렸던 이번 NDR의 경우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이 5개 회사를 찾아가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보통 하루에 5개 증권사나 기관 등을 방문하기 때문에 LG유플러스는 이번 NDR에 총 15개~16개의 관계 회사를 상대로 한다고 볼 수 있다.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이날 초미의 관심사는 당연히 CJ헬로 인수였지만 LG유플러스 측은 이에 대해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로 일관했다”며 “심지어 14일 임시 이사회가 열리는 것도 확인해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측은 공시 위반이라는 점을 들어, CJ헬로 인수에 대해 자세한 언급을 하려 하지 않았다”며 “4분기 실적 관련 얘기와 함께 화웨이 장비에 대한 질문이 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 인수에 관한 승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CJENM은 CJ헬로의 지분 53.92%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격은 지난 2015~2016년,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통해 당시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 추진할 때의 가격인 1조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CJENM은 지난 8일 코스닥시장본부가 CJ헬로 지분 매각 추진설의 사실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을 조회공시 요구한 것에 대해 “CJ헬로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및 논의 중에 있다”며 “향후 구체적으로 결정되는 시점에 재공시 하겠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6월) 기준, CJ헬로는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13.02%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KT로 20.67%, 2위는 SK브로드밴드로 13.97%다. LG유플러스는 11.41%로 4위, KT스카이라이프는 10.19%로 5위다. 만약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해 합병할 경우 시장 점유율은 24.43%로 KT를 넘어선다. LG유플러스 계열(LG유플러스+CJ헬로)은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 합산 점유율 30.86%)을 바짝 뒤쫓게 된다.

한편, SK텔레콤은 현재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NDR을 진행 중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이번 북미 NDR에 원래 참석할 예정돼 있던 하형일(Peter) SK텔레콤 CSO(Chief Strategy Officer, 최고전략책임자)가 국내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를 가져 예전 공정위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불허 결정이 아쉽다는 것을 표현했는데, 그 후에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인수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하형일 CSO가 북미 NDR에 가지 않은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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