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유료 방송 업계 2위와 3위는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결정한 상황에서 정부의 승인을 받을 경우 2위 사업자로 올라선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합병해도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3위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딜라이브 등 다른 케이블TV 사업자의 인수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케이블TV 사업자의 특징을 잘 흡수하면서 자사와 시너지가 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다른 사업자 인수보다는 합병에 더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MWC 2019가 열리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위치한 미라마르(Miramar) 호텔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MWC 개막 첫날인 25일(현지시간) 오후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이날 박정호 사장은 “회사 하나 사가지고 1등하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고, 3위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2위, 3위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사업을 더 잘해야 하는 부분 합병을 해서 성과를 더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이어 “SK그룹이 (그동안) 잘하는 부분이 그 것이다. 이질적인 집단이 모여서 힘을 합치는 것을 더 잘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더 잘할 걸 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케이블의 어떤 독립성이나 유니크함을 문화적으로 잘 흡수하면서 우리하고 시너지가 날수 있도록 할 경우 시간이 지나면 결국 1위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티브로드 외에 현재는 다른 케이블TV 사업자 인수에 관심이 없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속내를 사실상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사장은 LG유플러스와 달리 합병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확정했는데, 먼저 인수하고 나중에 합병을 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박 사장은 “우리가 합병을 하는 이유는 우선은 소스가 드는 것이 아니다. 캐시(현금)가 드는 것도 아니고, 몸을 합쳐서 지분을 같이 가지는 것”이라며 “티브로드의 주주가 우리한테 주주로 온다. 티브로드도 경영을 잘 하고 있었고. 회사도 건실하고 캐시도 3000억정도다. 인당 생산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파이팅이 좋은 회사인데 그분들이 주주로 들어와서 있겠다는 것은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과 통합적으로 나가서, 유선 부문에서 혼자서 하는 것보다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븥였다. SK텔레콤은 현재 회사를 물적분할해 중간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중간 지주 회사 전환은 캐시가 많이 들기 때문에 티브로드 인수보다는 합병이 유리한 상황이다. 다시 말해, SK텔레콤에 캐시 여유가 없다는 말이다.

한편, 박 사장은 MWC 2019를 돌아본 소감으로 미래에는 AR(증강 현실) 글라스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ICT(정보통신기술) 부문에서 AR 글라스가 가장 유망한 사업부문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그는 “AR 글라스가 스마트폰, 노트북을 융합하고 대체할 것이다. AR 글래스를 쓰고 다양한 크기의 TV를 시청하거나, 스포츠 경기장에서 경기와 전문 해설 및 실시간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가 향후 1~2년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매직리프(Magic Leap), 나이언틱(Niantic) 등 다양한 글로벌 유수 사업자와 독점 제휴를 맺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5G 칩을 적용한 AR 글래스도 나올 것이다. 이를 통해 집에서 AR 화면으로 TV 시청, 각종 예약, 쇼핑을 하거나, 물리적 공간을 가상현실으로 복제해 해외 박물관, 유명 쇼핑몰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실제처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원격 진료, 국방, 공정 관리, 교육 등 산업 전반으로 AR이 확산돼 산업 변화를 이끌 전망이다. 이런 시대가 향후 5~10년 안에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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