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이 나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손보기에 나선다면 첫 사례는 10억달러(약 1조630억원)짜리 국가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9일(현지시각) 아마존의 수주가 유력한 국방부-아마존 간 10억달러(약 1조630억원)짜리 계약이 당장 눈앞에 와 있다면서 이같은 가능성에 주목했다.

해당 사업은 미국방부와 미군을 대상으로 10년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향후 몇주일 내 의회에 제안요청서를 제출토록 돼있다. 국방부는 기존 보관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옮겨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공공연히 반 아마존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눈앞으로 다가온 1조원(10억달러)짜리 미국방부 클라우드 프로젝트에 대해 손보기에 나설지가 관심거리다. 트럼프는 앞서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에 대해 공공연히 반대입장을 보였다. 최대 반목 언론중 하나인 CNN이 타임워너의 계열사다. (사진=나무위키,위키피디아)

헤다 바브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 계약 건과 관련,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는 주목할 만한 ‘완전 공개경쟁’ 방식의 정부 (클라우드)프로젝트”라고 말했다.

국방부의 많은 관계자들은 이미 아마존이 아마존 웹서비스 플랫폼으로 입찰을 따는 내용의 내부 진행 절차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아마존은 현재 세계 클라우드서비스 시장의 선두주자다.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논란의 여지있는" 거래

국방부의 프로젝트 초안은 JED(Joint Enterprise Defense Infrastructure Cloud)프로젝트로 불리는데 입찰자는 계약 성사 후 9개월 이내에 해당 프로젝트 보안자격 증명서를 발급받도록 돼 있다. 현재로선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이같은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업체다.

게다가 미국방부는 최근 미국 수송사령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아마존웹서비스 협력사와 6500만달러(약 691억원)에 달하는 계약 체결에 합의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 거래는 원래 10억달러에 달하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계약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 그러자 국방부는 총액을 후려치면서 결국 낙찰가를 6500만달러로 떨어뜨렸다. 보도는 비평가들의 말을 인용, “미 국방부가 아마존웹서비스 파트너를 편애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마존은 경쟁자들과 의원들로부터 “부당한 이점을 누리고 있다”거나 “단 하나의 클라우드 공급사만을 선정하는 것이 현명치 못하다”는 반발을 사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13년 미 중앙정보국(CIA)과 6억달러(약 6400억원)짜리 거래를 성사시킨 이후 이 분야 선두 계약자 입지를 굳힌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2016년 미국방부에서 애쉬 카터 당시 국방부장관과 미팅중인 제프 베조스 (사진=위키피디아)

이런 가운데 JEDI 프로젝트는 이달 의회의 일괄 예산지출 결의안에서 의원들의 표적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미국 하원 예결위 의원들은 이 계약이 국방부가 선호하는 단 하나의 회사로 가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위원회는 세출(예산지출) 법안 통과 후 두 군사위에 왜 단일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60일 이내에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의원들은 그러한 합의가 반발을 사게 될 경우 국방부의 출구 전략을 알고 싶어하고 있다.

제니퍼 힝 하원 세출위원회 대변인은 “국방부가 출구 전략없이 10년 계약으로 상업 경쟁을 제한하는 모든 계약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과연 아마존 후려패기에 뛰어 들까?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넷 거인 아마존과 1년 이상 전쟁을 벌여오고 있다.

지난 28일 뉴스사이트 액시오스는 트럼프가 아마존(을 손보려는 마음)에 “사로잡혔다”면서 법적 수단을 동원해 아마존을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아마존 납세 방식의 변화나 반독점법 위반 등의 방법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잠재적인 국방부와 아마존 간 계약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의 마음 속에 이 생각을 분명히 심으려 하고 있다.

이번주 초 ‘작은정부(Less Government)’라는 단체는 트럼프가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뉴욕포스트에 국방부와 아마존웹서비스 간 거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트럼프에게 호소하는 방식의 광고를 실었다. 이 광고는 “귀하의 행정부에 있는 국방부가 10년짜리 IT인프라 계약을 행정부의 적인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에게 주려 하고 있습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그 아래 부분에는 “1000억달러를 주셔서(*베조스는 온라인쇼핑으로 시작해 지난해 11월 1000억달러를 가진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다.) 감사합니다. 이 돈은 내가 귀하의 행정부 정책을 반대하는 많은 노력에 요긴하게 사용될 겁니다. 귀하의 친구이자 아마존 및 워싱턴 포스트지의 소유주인 제프”라고 적고 있다.

뉴욕포스트에 실린 광고는 "대통령각하, 귀하의 국방부가 입찰없이 10년짜리 IT인프라를 행정부의 적인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에 주려하고 있습니다" 라고 쓰고 있다. (사진=트위터)

백악관과 가까운 소식통은 28일 올라온 아마존과 액시오스에 대해 쓴 글에서 “트럼프가 액시오스 기사와 관련, 판매세를 통해 아마존을 겨냥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 것으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화당과 민주당 상원의원에 의해 ‘공정 시장 법(Marketplace Fairness Act)’이 발의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법안은 온라인 소매유통사업자에게도 물품 판매세를 징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판매세가 없는 주의 상원의원들은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가 미 국방부를 설득해 아마존과 계약하지 않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논평요구에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는 29일 트위터에 “나는 선거 얼마 전 아마존에 대한 나의 우려를 표명했다...”고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9일 트위터에 대선전부터 아마존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밝혀왔다. 다른 회사들과 달리 그들은 주와 지방정부에 세금을 내지 않으며 우리의 우편시스템을 그들의 배달소년으로 삼음으로써 미국에 엄청난 손실을 끼치고 있으며 수천개의 소매유통사업자들을 파산시키고 있다고 쓰고 있다. ( 사진=트럼프 트위터)

그는 “다른 기업과 달리 그들은 우리의 우편시스템을 그들의 ‘배달소년’으로 사용해 주 및 지방정부에 세금을 거의 내지 않으면서 수천개 소매유통 사업자들을 망하게 하고 있다”고 썼다.

트럼프가 아마존 후려패기를 위한 경로를 따라가고 있는지, 반독점법 집행이나 새로운 판매세징수 입법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관측통들은 둘 간의 싸움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의 한 전략가는 20세기초 반트러스트 운동 십자군에 대해 언급하면서 “환생이 존재한다면 테디 루즈벨트는 도널드 트럼프로, 존 록펠러는 제프 베조스로 돌아왔다”며 “그들의 다음 싸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거 트럼프는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사업체에 대해 맞서기 위해 행정부에 영향을 미치려 했던 적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 법무부가 타임워너와 AT&T 간 합병을 막기 위한 제소에 앞서 이들 회사에 합병의 전제 조건으로 타임워너의 CNN을 매각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은 2년 전 미 대선 유세시 반 트럼프, 친 클린턴 논조 등으로 트럼프와 반목해 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CNN에 대한 거부감을 여러차례 표명한 가운데 ATT와 CNN을 계열사로 둔 타임워너간 합병이 미법무부의 반독점소송으로 지연되고 있다. (사진=버라이어티)

그동안 트럼프는 CNN을 겨냥하면서 합병에 대한 반대의견을 광범위하게 얘기해 왔다. 물론 법무부는 “트럼프가 이 결정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두 회사의 합병이 반독점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이 제소에 따라 AT&T는 지난 2016년 발표한 두 회사의 850억달러(약 90조3550억원)짜리 합병 타결시기를 2018년 4월로 미뤘다.

댄 클리프턴 스트레이트가스 분석가는 “단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아마존 문제는 클라우드컴퓨팅 계약을 단독 수주하는 것에 대한 반대운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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